이재욱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30일 여이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2025년 하반기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이해선 기자]
이재욱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30일 여이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2025년 하반기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이해선 기자]

“단기적인 정책이나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에 집중하기보다 개별 기업의 장기적인 펀더멘탈에 집중한다면 두려움을 이겨내고 계속해서 투자 원칙을 유지하실 수 있습니다.”

이재욱 AB자산운용 주식부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30일 여의도에서 열린 ‘2025 하반기 시장전망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미국 시장의 구조적 회복력과 펀더멘털 중심 투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매니저는 “미국 시장은 매년 평균 10% 수준의 조정을 겪지만 그럼에도 장기 수익률은 꾸준히 우상향해 왔다”며 “이는 시장이 아니라 기업이 수익을 만들어내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은 거시경제 변수에 비교적 덜 민감하고, 개별 기업의 이익이 주가와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다”며 “이는 유럽이나 일본, 신흥국과 뚜렷이 다른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투자자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로 ‘타이밍 투자’를 꼽았다. “고점에서 팔고 저점에서 사는 건 이론적으로 완벽하지만,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단기 급락 이후 급등하는 순간을 맞히는 건 예측의 영역이 아니라 운의 영역”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S&P500 투자 수익률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80년 이후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열흘을 놓칠 경우 전체성과가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투자 기간을 10년 이상으로 늘릴 경우 손실 확률은 급격히 낮아졌다.

고평가 논란?…“美 밸류에이션은 수익성이 뒷받침”

최근 시장에서는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고평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매니저는 “미국의 밸류에이션이 절대 수치로는 높아 보이지만,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이를 정당화하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또한 “유럽이나 중국은 밸류에이션이 낮지만 기업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매력도가 낮다”며 “미국은 ROA, 이익률 측면에서 여전히 압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투자전략의 방향성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간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소수 종목에 집중된 상승세가 완화되면서 AI 기술이 전통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에 “성장주와 가치주의 구분이 흐려지고 있으며 특정 섹터가 아닌 다양한 업종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액티브 전략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과 펀더멘털을 함께 반영할 수 있는 선별적 투자가 중요해진 시기”라고 제언했다.

국내 증시와 관련된 질문도 나왔다. 최근 코스피가 2700선을 돌파하며 강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 유입 기대감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 매니저는 “정책적인 변화는 긍정적이지만 결국 관건은 기업 체질의 개선”이라며 “일본처럼 낮은 수익성을 가진 구조라면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한국 기업들도 성장성과 수익성이 뒷받침돼야 장기적인 매력이 생긴다”고 짚었다.

한편 채권 시장에 대한 전망도 함께 제시됐다. 유재흥 채권부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는 유럽보다 지연되고 있지만, 금리 방향성 자체는 하향 안정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장기채보다는 중기물 비중 확대가 유효하며, 고수익 채권 중에서도 트리플C 등급보다는 BB~B 등급 채권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재욱 매니저는 “지금처럼 뉴스가 빠르게 뒤바뀌고 시장이 과잉 반응하는 시기일수록 투자 원칙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려움은 늘 존재한다. 하지만 원칙을 지키며 펀더멘털에 집중한 투자자만이 결국 성공을 거둔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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