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세미텍의 NEPCON Asia 2024 부스 전경 모습 [출처=한화세미텍]
한화세미텍의 NEPCON Asia 2024 부스 전경 모습 [출처=한화세미텍]

반도체 장비 기업 한화세미텍의 3분기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 상반기 수주한 고부가가치 장비 'TC 본더(열압착 본더)'의 매출의 상당 부분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인식되면서,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탈피하고 흑자 전환을 이뤄낼 것이 사실상 확실시된다.

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한화세미텍은 2분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SMT(표면실장기술) 장비 수요 감소로 고전하면서도 눈에 띄는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2분기 매출액은 12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4.8%) 감소했으나, 영업손실은 2억원에 그치며 손익분기점에 거의 도달했다.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 -3.7%에서 -0.2%로 대폭 개선된 것이다.

이러한 선방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에 필수적인 TC 본더가 있었다. 한화세미텍은 상반기 SK하이닉스로부터 800억원이 넘는 대규모 TC 본더 공급 계약을 따냈으나, 2분기에는 이 중 약 4분의 1가량만 인식된 것으로 추정된다. 상반기 수주의 일부만 반영됐음에도 불구하고, 마진율이 높은 TC 본더가 전체 수익성을 끌어올린 셈이다.

한화세미텍의 TC 본더. [출처=한화세미텍]
한화세미텍의 TC 본더. [출처=한화세미텍]

핵심은 3분기다. 상반기 수주 잔고의 약 4분의 3에 해당하는 600억원 이상의 TC 본더 매출이 3분기에 온전히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화세미텍의 TC 본더는 높은 생산성을 강점으로 한미반도체보다 높은 가격에 SK하이닉스에 판매했다. 이 때문에 수익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분석되며, 3분기 SMT 장비의 부진을 만회하고도 남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 SK하이닉스의 추가 수주가 기대되며, 이후 차세대 장비로 평가되는 하이브리드 본더에서도 기술력이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만큼 향후 매출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 수요에 대응해 올해 투자는 기존 계획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세미텍은 1세대 하이브리드 본더를 SK하이닉스에 이미 공급해 설치·운영 중이며, 현재는 2세대 장비 개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진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C 본더는 기존 SMT 장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은 장비"라며 "3분기 흑자 전환은 물론, 향후 안정적인 이익 구조를 구축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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