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9이 주차로봇에 실려 무인 품질 검사 공정으로 운반되는 모습 [출처=현대자동차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046_689115_746.jpg)
미국에서 전기차 산업이 성장세 둔화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즈(NYT)는 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과 공화당의 인센티브 철회가 전기차 시장에 일시적 타격을 주고 있지만, 그 흐름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의 판매 급감, 대형 픽업트럭과 SUV 생산 확대, 연방 정부의 세액 공제 폐지 등 악재가 겹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전기차 인센티브를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전기차를 강제로 사도록 하는 정책”이라며 강하게 비판했고, 오는 9월 말 해당 제도는 종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세액 공제 종료 전 전기차 구매에 나서고 있지만, 이후 수요가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프린스턴대 연구진에 따르면 인센티브 종료로,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수요는 기존 예상보다 830만대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기차 산업의 궤도가 단기 정책 변화에 휘둘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첫째로, 미국 내 생산 비중이 높은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업체들의 전기차는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차 관세 정책에도 상대적으로 덜 취약하다고 분석한다. 테슬라와 현대자동차·기아 등 일부 자동차 제조사는 미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어 타격이 덜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연료비 절감과 유지비 경감 등 전기차의 구조적 장점은 여전히 유효하며, 일부 시민단체와 제조업체는 이를 강조하는 마케팅 캠페인에 본격 나섰다.
대표적으로 닉 오퍼먼이 내레이션을 맡은 광고 캠페인은 “전기차는 부품이 적고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폭스바겐 자회사인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의 후원으로 4350만달러가 투입됐다.
게다가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여러 주 정부와 공공기관은 여전히 구매 리베이트를 유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민은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최대 1만2000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전기차에 부정적인 정치적 기류와는 달리, 시장도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내 전기차 판매는 상반기 1.5% 증가에 그쳤지만, 글로벌 판매는 28% 급증해 910만대를 기록했다. GM은 쉐보레 이쿼녹스와 같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모델을 통해 판매량을 두 배 이상 늘렸고, 포드 역시 수익성 회복에 근접한 실적을 공개했다.
특히 전기차는 자율주행 기술과의 결합에서 절대적 우위를 가진다고 분석한다. 시스템이 전자화된 전기차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통합하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유리하다. 조지타운대 아닐 쿠라나 교수는 “전기차 보급이 늦어지면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서도 뒤처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생산단가가 높은 전기차의 수익성은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포드는 2분기 전기차 부문에서 13억달러 손실을 기록했고, GM도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전기차 기술이 발전하고 소비자 경험이 축적됨에 따라 가격은 하락하고, 수요는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Cars.com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차량 10대 중 6대가 전기차이며, 이 중 4대는 테슬라다. 기아의 EV6와 폭스바겐의 ID.4도 상위권에 올랐다. 이에 따라 미국산 부품 비중이 높은 전기차일수록 관세 영향을 덜 받고 가격 경쟁력에서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충전 인프라 확장도 눈에 띈다. 올해 새로 설치될 급속 충전 포트는 약 1만7천 개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의 로버트 바로사 CEO는 “충전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충전소 건설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산업이 기술, 정책, 소비자 인식 변화 속에서 성장이 다소 지연될 수는 있지만, 결국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NYT는 “일부가 반대하더라도, 전기차는 이미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