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전경. [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092_689164_20.jpeg)
국내 증시 회복세에 힘입어 주요 증권사들이 2025년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잇따라 예고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일평균 거래대금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20조원대를 회복하며 증시에 유동성이 대거 유입된 가운데, 리테일(개인투자자) 거래 비중 확대가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을 견인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를 키우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국내 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 분기 대비 26.8% 증가한 23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거래대금 증가가 전방위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 리테일 부문 경쟁력을 보유한 주요 5대 증권사들이 연이어 호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한 키움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 4083억원, 순이익 3101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73%, 33.60% 증가했다. 위탁매매, 투자은행(IB), 상품운용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주식 수수료 수익만 16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대비 15.1%, 전년 동기 대비 26.5% 개선된 수치다. 키움증권은 “주식시장 거래대금 회복과 IB 사업 호조, 운용자산 확대가 실적 전반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도 연결기준 영업이익 3219억원, 순이익 256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7%, 30.1% 증가했다. 2분기 매출은 4조1742억원으로 1년 전보다 73.1% 급증했다.
브로커리지뿐 아니라 채권운용, IB 부문까지 고르게 실적이 개선되며 실적 상승세를 이끌었다. 회사 측은 “거래대금 확대에 따른 수수료 수익 증가와 함께 운용 수익 및 IB 수수료 수입이 모두 견조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업계 최초로 상반기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국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둔 한국금융지주의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전년 동기대비 98.5% 성장한 5945억원에 달하며, 1분기(5296억원) 실적을 더할 경우 상반기 기준 1조원을 넘기게 된다.
한국투자증권은 대형 IPO, 채권발행시장(DCM) 주관, 자기자본투자(PI) 수익 등에서 균형 잡힌 성장을 이어가며 수익 기반을 공고히 다지고 있다. 특히 증권·운용·PEF 등 자본시장 전 부문에 걸친 계열사 포트폴리오와 리스크 관리를 병행한 공격적 운용 전략이 상승장에서는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주가 반등에도 불구하고 한국금융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여전히 0.8배 수준에 머물고 있어,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이 예고된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동사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9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호조와 함께 국내외 증시 상승에 따른 해외 투자부동산 손실 축소, 혁신기업 지분투자 평가이익이 반영되며 PI(자기자본투자) 부문도 견조한 흑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끝으로 삼성증권은 리테일보다는 기관영업 중심의 구조를 갖추고 있으나 상반기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고도화 등 디지털 전환에 집중해온 만큼 이에 따른 수익성과 고객 리텐션 효과가 주목되고 있다.
아울러 높은 주식약정 점유율, 고액자산가 기반 리테일 고객 비중 등도 실적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2970억원, 전년대비 상승률은 9.6%다.
증권업계는 이번 2분기 실적 호조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거래대금의 안정적 유지, 공모시장 회복, 기업금융 활성화 등이 동반된다면 주요 증권사들의 이익 체력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함께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진출을 진행 중이고 삼성증권과 키움증권도 발행어음 인가에 나선 만큼 향후 고유자산 운용 역량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수익원 확보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장영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발행어음 사업자는 인가 신청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심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빠르면 10월, 늦어도 연내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부터는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조달원을 다변화하고 관련 수익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IMA 사업 인가는 당초 2분기 입법예고가 예정돼 있었으나 관련 시행령 개정안 발표가 다소 지연되며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하위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상황이 진전됐고 계획보다 2주 늦어지긴 했지만 빠르게 처리될 경우 연내 시행령 개정과 사업자 지정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