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김성환 사장(오른쪽)과 뮤지니치앤코(Muzinich & Co)의 저스틴 뮤지니치 사장이 글로벌 투자 다변화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출처= 한국투자증권]](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593_689728_1058.jpg)
한국투자증권이 증권업계 최초 기록을 써내려가면서 김성환 대표이사 사장의 리더십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성환 사장이 한국투자증권 지휘봉을 잡은 이후 몸집과 내실을 동시에 키우며 업계 1위 자리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잠정 연결 당기순이익이 1조2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2%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48.1% 증가한 1조1479억원으로 집계됐다.
반기 만에 영업이익 및 순이익 1조원 돌파는 증권업계 최초다. 호실적에 힘입어 한국투자증권의 별도 자기자본도 3월 말 9조9650억원에서 6월 말 10조5216억원으로 늘어나 1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증권사 중 별도 자기자본 10조원을 넘어선 곳은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자기자본 규모가 커질수록 발행어음도 더 많이 발행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6월 말 기준 발행어음 잔고는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하며 상당한 운용 수익을 기록했다. 여기에 주식시장 활황에 따라 브로커리지 관련 수익이 큰 폭으로 확대돼 호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IB 부문에서도 IPO·유상증자·채권 인수 등 전통 IB 영역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올린 데다, 부동산금융 시장 축소 및 대형사 중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재편 과정에서 선순위 중심의 선별적 PF 딜을 통해 관련 수익도 증가세를 기록했다.
글로벌 특화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면서 개인 고객 금융상품 잔고가 6월말 기준 76조100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WM부문 수익은 전년 대비 20% 이상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의 실적이 증권업계에서 다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2021년 순이익 1조4502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기도 했으나 2022~2023년 위축된 업황 등의 영향으로 5000억원대로 뒷걸음친 바 있다. 하지만 2023년 말 김 사장이 한국투자증권 CEO에 오르면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1조원을 회복한데 이어 올해 반년 만에 순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상반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성과를 거둔 만큼 실적 피크아웃 우려가 있지만 주식시장에서 활발한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견조한 이익을 거두며 올해 역대 최대 성과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해외 대학 재학생 초청 채용설명회에서 글로벌 진출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출처= 한국투자증권]](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593_689729_1143.jpg)
특히 김 사장은 대표이사직을 맡으면서부터 아시아 최고 증권사로 도약을 목표로 내세우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글로벌 금융사들과 협업을 강화해왔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사모 대출투자 전문 운용사 뮤지니치앤코, 스위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유니온 방카르 프리베(UBP), 골드만삭스, 칼라일그룹, 캐피탈그룹 등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국내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글로벌 상품들을 제공하고 있다.
김 사장은 해외 대학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진출 전략을 소개하면서 글로벌 인재 영입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는 김 사장이 한국투자증권 개인고객그룹장을 역임하면서부터 개인고객 금융자산 확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이 글로벌 금융사들과 전방위적인 협력을 강화하며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하자,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76조1000억원 가량으로 2023년 말 53조4000억원 대비 42.51%나 뛰었다. 글로벌 금융상품을 적극적으로 소싱하고 리스크 관리를 통한 고객 수익률 개선을 개선하며 자산 성장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은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의 기업가치 제고 역할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5월 2030년까지 ROE 15% 이상, 자기자본 15조원 이상으로 아시아 최고 수준의 ROE와 글로벌 경쟁이 가능한 자기자본 규모를 달성하고, 같은 기간 PBR도 1.0배 이상을 기록해 대형 금융투자업자 중 최고 수준의 ROE 및 밸류에이션 멀티플을 기록하겠다는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당장 분배보다 성장에 방점을 둔 계획이었던 만큼 뚜렷한 성장이 나타나지 않는 다면 시장의 실망감도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이 상반기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한국금융지주 실적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금융지주가 전년 동기 대비 60.18% 증가한 999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투자증권의 호실적이 지주 실적을 견인한 셈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워낙 변동성이 큰 섹터이기 때문에 하반기 실적을 장담하긴 어렵지만 상반기동안 업적을 감안하면 밸류업을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금융주 내 유일한 회사”라고 평가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도 “업종 내에서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편은 아니지만 전향적인 자본활용 정책에 기반한 압도적인 이익 체력으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의 이유를 증명하고 있다”며 “향후 높은 수익성이 유지될 경우 복리 효과로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부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한국투자증권의 역할은 클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8조원 조건을 충족하면서 금융당국이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증권사가 고객 자금을 기업대출이나 회사채 등에 투자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차별화된 사업 모델이다. 한도에 가깝게 발행어음 사업을 해왔던 한국투자증권은 IMA 인가를 통해 조달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 IMA가 원금 지급형 상품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운용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글로벌 금융사들과 협력해 중위험·중수익 상품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향후 리스크 관리에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IMA 인가 획득 시 레버리지 1배 추가 확보에 따른 자본효율성 제고가 기대된다”며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를 제외하면 특이 리스크 요인이 제한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