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과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인기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패러디하면서까지 강남역 인파에 경각심을 강조했다. 보험사기란 범죄로 인생이 대폭 망가질 수도 있다는 경고로 시민들의 의식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서다.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603_689739_551.jpg)
'보험사기로 ‘폭싹 망했수다.'
어지간하면 점잖게 메시지를 내놓는 금융감독원과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인기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패러디하면서까지 보험사기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했다. 이 참에 인파 가득한 강남역에 까지 진출해 파격적인 홍보 방식을 선보였다.
이는 '보험사기'란 범죄로 인생이 대폭 망가질 수도 있다는 경고로 시민들의 의식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서다. 금감원 발표에 따르면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3년 연속 매년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규모는 1조1502억원, 적발인원 1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역대 최다였던 전년 보다 338억원 늘어난 규모로, 2022년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이후 매년 증가하는 등 보험사기의 폐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그래서 금감원과 보험협회가 새로운 홍보 및 예방책을 고안해냈다.
하루 약 37만 명이 오가는 강남역은 강남대로와 테헤란로가 만나는 교통의 요지다. 수도권의 모든 지역에서 사람과 차량이 몰리는 핵심지이다. 상업·교통·업무·교육·금융·패션 등 많은 분야의 사람과 기업이 집중돼 있다.
![금융감독원과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인기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패러디하면서까지 경각심을 강조했다. 이 참에 인파 가득한 강남역에 까지 진출했다. [출처=금감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603_689745_725.jpg)
![금감원이 보험사기 위험이 높은 의료계를 타깃으로 강남역에 대형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보험사기 연루 시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는 처벌 수위를 강조하고 있다. [출처=금감원 ]](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603_689740_5712.png)
금감원이 보험사기 위험이 높은 의료계를 타깃으로 강남역에 대형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보험사기 연루 시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는 처벌 수위를 강조하고 있다. 이 일대가 병·의원이 밀집되어서다.
오프라인 지역 뿐 만 아니라 메디게이트·메디잡 등 의료인 구인·구직 온라인 플랫폼에도 배너광고를 실어 보험사기 근절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이는 앞서 상당수 병원에서 "실손 가입하셨어요?" 또는 "실비 있으세요?" 와 같은 질문을 환자들에게 먼저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유는 비급여 치료를 권하기 위해서다.
비급여는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 항목으로, 실손 보험을 내고 있는 경우엔 계약 조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부를 돌려받는 경우가 많다. 손님(계약자) 입장에서는 보험사 보험금으로 생각지도 않은 이런 저런 진료를 받게 되니 마다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이런 진료도 병의원에서는 처음부터 비용을 알려주지 않고 '실손보험'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안내하면서 시술 및 치료를 받게 만든다는 게 문제다.
큰 문제는 고액의 비급여 진료를 계획에도 없이 추가로 받게 되면서 보험금은 받지만, 결국 선량한 보험계약자의 보험료를 끌어다 쓰는 것과 같아서 종합적으로는 보험료가 인상되게 된다.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603_689741_5819.jpg)
일부 피부과는 아토피 같은 질환을 위한 시술을 미용 목적으로 방문한 고객에게 권하며 “실손 보험 되니까 돈은 돌려 받으신다”며 대놓고 장사를 하기도 한다.
이런 제안은 의사가 아닌 상담실장, 코디네이터라는 직원이 상담실에서 따로 이뤄진다. 실적만큼 인센티브도 주어진다. 인터넷에 ‘실비 적용 가능한 치료'를 적나라하게 홍보하는 병원도 존재한다.
이중 피부과가 다수다. 피부과는 미용과 치료의 영역을 교차하는 곳이라 교묘하게 여러 시술을 제안할 가능성이 많다는 게 보험업계의 지적이다. 한의원 및 척추 병원 등에서도 과잉진료가 이뤄질 공산이 있다.
그나마 양심적인 병원도 존재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실손보험 보장(진료) 문의는 보험사와 하세요'라고 보험 영역과는 선을 긋고 필요한 진료만을 하는 의사 분들도 많으시다"고 언급했다.
결국 과잉 진료가 보험 산업 문제를 왜곡시키는 주범이라고 금융감독원은 지적한다. 금감원은 이들의 끌리는 제안에 동의해, 가담한 환자들도 처벌을 받는다고 경고했다.
![강남역 거리 인파 [출처= 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603_689742_5848.jpg)
예컨대 한 의사는 브로커 소개로 내원한 환자들에게 허위의 하지정맥류 수술비 영수증을 발급해 환자 700여 명이 실손 보험금을 청구하게 하는 방법으로 약 50억원을 편취했다. 결국 의사는 징역 7년을, 브로커 3명은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다.
적발된 환자들의 경우 지급 받은 보험금을 전액 반환하고 최대 수백만원의 벌금도 물거나 형사처벌 받았다. 정부도 특단의 조치를 마련한다. 비급여 진료를 과잉으로 하지 못하게 실손보험료 본인 부담비를 인상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과잉진료도 곧 보험사기"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하는 상황에서 금감원과 보험협회가 나섰다. 강남역 일대에 이어 마트 전국 101개 지점 659개 모니터를 통해 오프라인 홍보도 진행 중이다. 매장 입구, 계산대, 엘리베이터 등에 ‘폭싹’ 시리즈 포스터를 부착해 소비자에게 직접 메시지를 어필한다.
금감원은 드라마 패러디 외에도 유튜브 숏폼 광고, 참여형 이벤트, 보험사기 사례 연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연말까지 홍보를 이어간다. 특히 중복·허위 청구, 실손보험금 부정 청구 등 실태를 적극 알리고, 신고 센터를 통해 국민 제보를 독려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기 예방과 함께 엄중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하며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의사계에서는 의사들을 잠재적 보험사기범이라고 몰고 있다면서 불만을 표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서울특별시 광화문·강남 지하철 승강장에 '보험사기 특별신고 포상금 제도'를 진행한 바 있는데 범죄예방을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하지만 정부가 전체 의료인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내용은 아니다. 국민의식 변화를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