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브는 지난 2022년 미국 시그나그룹 한국법인 라이나생명을 전격 인수하며 한국 시장 확대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한국 법인만 사들인 게 아니다. 처브그룹은 시그나 그룹으로부터 라이나생명을 포함한 7개 국가의 보험 사업부 등 대형 패키지 딜(약 6조8649억원)을 맺었다.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0605_686244_3115.jpg)
뉴욕라이프(미국), PCA생명(영국), ING생명(네덜란드), 에르고손보(독일), 알리안츠생명(독일), 푸르덴셜생명. 이는 2015년~2020년 사이 한국 시장을 떠난 외국계 생명보험사 사명이다.
성숙기에 접어든 한국 보험 시장은 국내외에서 우려를 받고 있다. 낮은 성장성과 함께 회계기준 변경 및 강한 규제 환경을 고려하면 만만한 시장이 아니어서다. 다수 외국계 보험사들이 한국 시장을 떠난 이유다.
하지만 미국 처브(Chubb)그룹은 정반대 노선을 펼쳤다. 처브는 지난 2022년 미국 시그나그룹 한국법인 라이나생명을 전격 인수하며 한국 시장 확대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처브그룹은 한국 법인만 사들인 게 아니다. 처브그룹은 시그나 그룹으로부터 라이나생명을 포함한 7개 국가의 보험 사업부 등 대형 패키지 딜(약 6조8649억원)을 맺었다.
업계는 예외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생보 산업이 저성장 국면으로 들어선 현재 라이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게다가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 없던 '새우금융' 처브가 '고래금융그룹' 라이나(시그나)를 삼키는 모험을 감행하자 업계에서는 뒤탈이 날 가능성도 우려했다. 라이나가 처브에 자신을 팔고 한국을 떠난 이유도 한국 시장의 한계와 까다로움을 인지했을 가능성에서였다.
처브가 보유한 기존 한국 보험사는 처브라이프와 에이스손보 두 곳 뿐이었다.
이같은 딜로 '알짜 생보사'로 평가되는 라이나생명을 사들이면서 처브는 생보사업 부문에서 존재감을 내비치게 됐다.
인수 직후 에반 그린버그(Evan Greenberg) 미국 처브그룹 회장은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회동하며 한국 보험시장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과도 만나 한국에서 기업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것을 약속했다.
이는 이색적인 모습이었다. 그린버그 회장이 라이나생명 대주주 자격으로 경제와 재계 당국 수장을 회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다. 통상적인 상견례 자리라고 하지만 국내 경제라인 수장들을 모두 접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타외국계가 한국 시장에서 이른바 '꿀 빨고' 떠나버린 상황에서 처브는 한국 시장을 희망적으로 전망했다. 작은 덩치로 '새우' 격인 처브가 '고래' 라이나를 인수한 뒤 라이나에 의존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간 한국 시장에서 큰 뜻을 펼치지지 못한 서러움을 라이나를 통해 이루고 싶었던 것일까.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0605_686246_3244.jpg)
더욱이 상당수 외국계 생보사가 한국 시장을 탈출할 때 처브 그룹은 한국에 투자했다. 나름 알짜 생보사라고 판단한 한국 라이나생명을 인수한 뒤 라이나생명의 영업 경쟁력을 앞세우기 시작한 것이다.
타외국계가 한국 시장에서 이른바 '꿀 빨고' 떠나버린 상황에서 처브는 한국 시장을 희망적으로 전망했다. 이어 '새우' 격인 처브가 '고래' 라이나를 인수한 뒤 라이나에 의존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 시장에서 그간 큰 뜻을 펼치지지 못한 처브가 라이나를 무리하게 인수하면서도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고 싶었던 것일까.
라이나생명을 인수한 처브그룹에서 한국 시장은 두 번째로 큰 시장이 됐다. 이에 처브는 한국 시장을 콕 집어 다른 해외법인의 성공사례로 키우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출처=처브 홈페이지 ]](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0605_686247_3319.jpg)
처브그룹의 야망은 컸다. 이를 감안한 라이나는 처브보다 더 큰 덩치를 가졌음에도 새 대주주 처브에 납작 엎드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처브그룹은 조지은 라이나생명 사장을 한국 수석대표로 임명했다.
라이나손보 등 10년 이상 라이나생명을 성장시킨 보험 전문 경영인으로서 조 사장을 신임한 결과이긴 하지만, 그만큼 한국 시장에 대한 처브그룹 차원의 관심과 비전이 반영됐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북미 지역에 이어 본격적인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 처브그룹에 한국 시장이 중요한 아시아 거점으로 의미한다는 이야기로 해석된다.
이를 증명하듯 라이나생명은 지난 2023년 전년대비 40% 가까이 순이익 규모가 늘었다. 조 사장이 약속한 실적 덕분일까. 뉴욕증시에 상장된 처브그룹 주가는 매년 늘고 있다. <하단 표 참조>
![[출처=구글 금융 ]](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0605_686248_3342.jpg)
급성장엔 후유증과 편법 및 불법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실적에 열을 올린 라이나에게 과유불급이란 말은 통하지 않았다.
결국 라이나는 더 많은 영업 실적을 위해 고객이 동의하지 않은 고객정보에 까지 손을 대 불법적인 영업을 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새 주인 처브그룹에 약속한 성장 규모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동양생명(검사 1순위), 라이나생명(2순위), 신한라이프(3위)등을 상대로 제재 절차에 들어간 상태로 동양생명이 가장 먼저 제재를 받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들 생보사는 순차적으로 제재심에 오르게 되는 데 금융위의 과징금 산정과정을 거쳐야 한다"면서 "보험업계에서 과징금이 과다하다는 호소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들 생명보험사의 핵심 문제는 고객을 기만한 영업을 했다는 점이다. 이들 생보사는 자회사(관계사) 법인보험대리점(GA)에 고객 동의를 받지 않은 고객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제공하는 등 신용정보법을 위반하며 무대포식 영업을 했다.
업계에선 막대한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도 제재 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라이나생명은 자회사(관계사) 법인보험대리점(GA)에 고객 동의를 받지 않은 고객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제공하는 등 신용정보법을 위반하며 무대포식 영업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0605_686249_340.jpg)
과징금 규모는 어떻게 산정될까. 신용정보법에 따르면 고객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한 경우 매출의 3% 이내 과징금이 부과된다.
신한라이프와 동양생명, 라이나생명의 지난해 매출(수입보험료)은 각각 6조9850억원, 4조7500억원, 3조2080억원이다. 과징금 한도인 매출의 3%를 계산하면 신한라이프 2096억원, 동양생명 1425억원, 라이나생명 962억원 등이다.
금융위도 보험사 특수성을 감안해 과징금을 깎아줄 명분을 찾는 모양새다. 하지만 금융당국 리더십이 공백인 상황, 보험과장의 공석 및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금융위 데이터관련 부서, 금감원 검사국에선 손 놓고 있는 모습이다.
결국 새우였던 처브가 고래 라이나를 삼키는 모험을 한 결말은 1000억원대 과징금일까. 라이나생명 지난 2023년 순이익은 4640억원이었다. 순이익의 4분의 1이 과징금으로 증발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처브그룹 회장 [출처= 처브 홈페이지]](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0605_686250_356.jpg)
처브그룹에 이른바 '충성맹세'한 조지은 대표는 이 신용정보법 위반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보험업계 영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라이나생명에서 관계자 GA에 고객 정보를 줄줄이 넘기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 (최근 라이나는 관계사 GA를 자회사로 전환했다) 금융당국자의 말처럼 과징금 제재가 내려져야만 이같은 영업은 멈춰질까. 팔고보자는 식의 한국 보험업계 영업 행태는 반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4월 해킹 사태 이후 SK텔레콤을 떠난 고객은 모두 83만5214명이다. 라이나생명 고객들은 자기 정보가 제3의 기업에 넘겨진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처브의 야심찬 꿈은 과연 출혈영업으로 인한 제재였을까. 업계에서는 라이나생명 등 관련 생보사들이 과징금 깎아주기만을 읍소한다고 들린다. 이 제재의 결말이 어떻게 될 지 지켜볼 이들이 많다.
과거 뉴욕라이프, PCA생명, ING생명, 알리안츠생명 모두 설계사 선지급 과잉수당 등으로 출혈경쟁 끝에 시장에 항복하고 한국을 떠났다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란다.
심지어 알리안츠생명은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한국에서 짐 쌌다. 처브그룹은 라이나생명의 장밋빛 미래만을 보고 있는가. 처브의 인수 후 라이나생명이 제대로, 합법적으로 영업 중인지 그룹의 대대적인 경영진단이 필요해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라이나생명이 관계자 GA에 고객정보 데이터를 마구잡이로 주며 영업 실적만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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