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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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보험사들이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다. 보험 시장에서 20년 가까이 쇠락해가고 있는 MG손해보험과 KDB생명이다. 이들 보험사를 되살려보기 위해 국회와 국책은행 한국산업은행이 산소호흡기를 꺼내들었다.

예산을 타 쓸 줄만 아는 국회는 정치적 압력을 내세워 청산을 향해 있던 MG손보를 재매각하도록 돌려세웠다.

민간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비시장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산업은행도 예산만 쓸 줄만 알지 돈 버는 영역은 미미하다. 최근엔 자본잠식된 KDB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5번 이상 매각을 시도했지만 실패를 거듭한 끝에 ‘최악의 수’를 쓴 것이다. 국민세금으로 산소호흡기를 꽂아 일단 살고 보겠다는 셈.

강석훈 전 산업은행장도 이 문제를 남겨두고 떠났다. 치열한 경쟁 구도의 생보업을 모르는 산업은행이 증자를 반복하며 KDB생명 연명 치료로 손 놓고 있는 모습이다. 존버(버틴다는 뜻의 비속어)한 KDB생명은 손 안 대고 코 푼 셈이다. ‘국책은행 자회사가 됐다‘다고 웃고 있을 수도 있다. 나랏밥 먹는 공기업이 됐단 얘기다.

KDB생명은 최근 쇄신의 뜻을 밝혔다. KDB생명은 “조직은 사람의 마음가짐과 의지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KDB생명이 도약할 때”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글쎄다. 모두가 알 듯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사람이 손수 만들어야할 조직도 그냥 변하지 않는다. 탑10 손보사 중 만년 5위였던 메리츠화재도 순익 기준 2위 손보사가 되기까지 10년 이상 공들였다. 국책은행과 달리 명확한 포상과 뼈아픈 구조조정으로 10년을 치열하게 보낸 메리츠다.

'죽어가는' 보험사들이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다. 보험 시장에서 20년 가까이 쇠락해가고 있는 MG손해보험과 KDB생명이다. 이들 보험사를 되살려보기 위해 국회와 국책은행 한국산업은행이 산소호흡기를 꺼내들었다.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
'죽어가는' 보험사들이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다. 보험 시장에서 20년 가까이 쇠락해가고 있는 MG손해보험과 KDB생명이다. 이들 보험사를 되살려보기 위해 국회와 국책은행 한국산업은행이 산소호흡기를 꺼내들었다.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

그만큼 보험사가 한 번 주저 앉은 시장 포지션을 완전히 바로 세우기 까지 어마어마한 경영 자원과 리더십이 필요하다. 다수의 패자와 뛰어난 승자도 반드시 나온다. 

산은은 KDB생명을 과연 공들여 변화시킬 의지가 있었는지 묻는다. 올 1분기 기준 KDB생명의 총자본은 작년 613억원에서 올해 1분기 -1348억원으로 감소 전환하며, 회계상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지급여력비율(K-ICS)은 163.95%로 전년 말 대비 5.71%p 개선됐지만 경과조치를 제외한 실질적인 지급여력비율은 40.6%로 같은 기간 12.39%p나 악화됐다. 매번 정부 증자에 손 벌린 산은이, 또 증자에 의존한다고 한다. 이번엔 1조원을 달라고 한단다. 

MG손보는 계약이전 및 청산하기로 한 손보사다. 일자리가 없어지게 된 MG노조는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호소를 한 모양이다. 국회의원들이 종잣돈을 대어 MG손보 대주주가 되어 청산을 막아줄 것인가. 금융을 아는 정무위원회 국회의원들이라면 계산기를 좀 두드려보라. 각각 4조원이 넘는 자산과 부채를 감당하고(결국 제로) MG손보를 인수할 기업이 나올 수 있는 구조인지를. MG손보 자신의 실패를 왜 아무 죄 없는 기업에 떠넘기려고 하나. 살 기업이 없으니 의원이란 직위로 어떤 기업을 설득, 협박할 것인가. 

기업이 망하는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다. 경영진의 리더십 부재, 비전 부족, 그리고 조직 문화 문제 등이다. 직원들의 역량 부족이나 태만도 존재한다. 통상 경영진 역할이 더 중요하다. 경영진이 의사결정을 최종적으로 하고, 조직을 지배하는 통로를 설계하거나 활용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MG손보 노조, KDB생명의 대주주 산은. '존버'하느라 고생했다. MG손보의 경우 향후 사업 정리를 위한 가교보험사인 예별손해보험이 내달 정식 설립된다.

예별손보가 매각 실패되면 계약자산은 5대 손해보험사(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삼성화재해상보험, KB손해보험, 현대해상화재보험)로 이관된다. 이 과정에서 부실 자산 확인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정부는 MG의 장부 민낯을 보게 된다.

KDB생명은 증자에 의존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민낯 보다는 일종의 분식회계(粉飾會計)로 수렴될 가능성이 있다. 자본만 투입하면 장부상 건전한 생보사로 색칠되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책은행 아래 (어쩌면) 영속할 것이고 매년 세금을 징수하는 국세청처럼 청구서를 국민에게 보낼까봐 우려된다. KDB생명은 자립갱생할 수 있을까. 스스로 생존할 수 있음을 증명하라. 사전에 따르면 기업이란 ‘영리(營利)를 얻기 위하여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조직체’다. ‘빌어먹는’ 곳이 아니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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