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출처=EBN]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출처=EBN]

정부가 지난 6월27일 내놓은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무색해지고 있다. 거래 둔화 속에서도 서울과 경기 지역 아파트값이 6주 만에 다시 상승 폭을 키우며 반등세를 보였다.

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8월 4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4% 올라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는 6·27 대책 발표 직후인 6월 다섯째 주(6월 30일 기준) 이후 5주 연속 이어졌던 둔화 흐름이 반전된 것이다.

서울 동남권에서는 서초구(0.21%→0.16%)와 송파구(0.41%→0.38%)의 상승폭이 소폭 줄었으나, 강남구는 0.11%에서 0.15%로, 강동구는 0.07%에서 0.14%로 오르며 상승세가 뚜렷해졌다. 강동구의 경우 상승폭이 전주의 2배에 달했다.

강북권 역시 상승세가 눈에 띈다. 성동구는 0.22%에서 0.33%로, 광진구는 0.17%에서 0.24%로, 용산구는 0.17%에서 0.22%로 각각 상승폭이 커졌다.

경기도도 아파트값이 0.02% 올랐다. 전주(0.01%) 상승폭 보다 0.01%포인트 높다. 성남 분당(0.15%), 수원 팔달(0.13%), 하남(0.23%), 군포(0.08%) 등 주요 지역에서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인천은 -0.02%로 여전히 하락세지만, 낙폭은 전주(-0.03%)보다 줄었다.

수도권 전체 기준으로 보면 아파트값은 0.05% 올라 전주(0.04%)보다 상승세가 강해졌다. 강도 높은 금융 규제에도 매도자들이 가격을 쉽게 낮추지 않으면서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입주 물량 부족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매도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가격 하방 경직성이 작용하는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지방은 분위기가 다르다. 지방 아파트값은 -0.03%로 전주(-0.02%) 대비 하락 폭이 확대됐다. 특히 5대 광역시와 8개 도에서 각각 0.03% 하락하며 지방 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62주째 이어졌다. 다만 세종시는 0.09% 올라 전주(0.04%)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와 같은 0.01% 상승률을 유지했다. 상승 지역 수는 70곳에서 76곳으로 늘면서 상승 흐름이 일부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전세 시장은 다소 혼조세를 보였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1% 상승으로 전주와 동일했지만, 지역별로는 차이가 있었다. 서울은 0.06%에서 0.05%로 상승 폭이 줄었고, 수도권은 0.01%에서 0.02%로 확대됐다. 지방은 보합세(0.00%)를 유지한 가운데 5대 광역시(0.01%→0.02%)와 세종(0.02%→0.11%)은 오름세를 키웠다.

시장 전문가들은 “규제 강화에도 입주 물량 감소와 정책 신뢰도 저하, 금리 인하 기대심리 등이 맞물리며 단기적인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향후 시장 흐름은 정부의 추가 대책과 금리 방향에 따라 크게 달라질 전망”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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