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연합 ]](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891_690060_3454.jpg)
미국 정부가 다음 주 중 반도체를 포함한 품목별 관세율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전자부품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100% 관세’에서 면제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스마트폰·PC 등 완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부품 단가 인하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음 주 반도체를 포함한 품목별 관세율을 공개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집적회로와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임기(2029년 1월) 내 미국 내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기업에는 예외를 두겠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SK하이닉스도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인디애나주에 HBM 패키징 공장을 건설 중이어서 면제가 유력하다.
그러나 반도체가 탑재된 스마트폰·PC 등 완제품 전자기기 역시 조사 대상에 포함돼 있어, 해당 품목에 고율 관세가 적용되면 세트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완제품 가격 상승은 부품업계로 ‘역전가’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7일 “세트 가격이 오르면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부품 전반에 가격 인하 압박이 나타날 수 있다”며 “상황을 면밀히 보고 있다”고 밝혔다.
관세 충격은 소비심리 위축으로도 번질 수 있다. 전자부품업계는 삼성, LG, 애플 등 주요 세트 제조사들의 미국 내 생산 확대 움직임과 공급망 전략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부품업계는 이미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 여파를 경험했다. 삼성전기는 미국이 멕시코에 30% 관세를 예고하자 현지 공장 건설을 유보했으며, LG이노텍·삼성디스플레이 등 베트남에 주요 기지를 둔 업체들도 46% 관세 부과 발표 후 협상을 통해 20%로 낮춘 전례가 있다.
다음 주 발표될 품목별 관세가 완제품과 부품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촉발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업계의 ‘미국 리스크’ 관리가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