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6272_692868_4718.jpg)
멕시코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 3명의 발언을 인용해 멕시코 정부가 다음 달 8일까지 의회에 제출할 예정인 2026년도 예산안에 중국에서 제조된 자동차, 섬유, 플라스틱 등 일부 수입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멕시코는 중국산 자동차에 대해 최대 20%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 이는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추가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멕시코의 세율 체계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계획이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고, 구체적인 관세율도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번 관세 조정 논의는 단순한 세수 확대 차원을 넘어 미국과의 통상 전략 조율 차원에서도 주목받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이 남긴 2024년도 적자 예산이라는 부담을 안고 취임한 만큼, 안정적인 재정 확보가 시급한 과제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이번 조치의 배경에 미국의 노골적인 압박이 작용했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뒀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올해 초부터 멕시코 당국에 미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것을 강하게 요구해왔다. 특히 2월에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북미 3국 간의 무역 및 제조업 연계를 강화해 ‘북미 요새(Fortress North America)’를 구축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바 있다.
미국이 멕시코에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조치를 강하게 요구하는 이유는 중국산 제품이 멕시코를 경유해 미국 시장으로 우회 유입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도 관련이 있다. 이에 따라 멕시코가 실제로 관세를 인상할 경우, 북미 내 무역 질서가 재편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또한 일부 분석에 따르면 이번 조치가 현실화되면 중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제조국들도 멕시코 수출 시 더 높은 관세에 직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전략이 주변국의 무역정책을 압박하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멕시코 정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관세 인상 여부와 그 폭에 따라 글로벌 무역 흐름에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북미 자유무역협정(USMCA)을 둘러싼 각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정교하게 얽혀 있는 만큼, 멕시코의 다음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