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 ]](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4308_690583_143.jpg)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오는 2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예정되면서 외교 무대가 아닌 ‘정치 쇼’로 변모할 수 있는 트럼프식 회담 스타일에 대한 대비가 중요 과제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은 각국 정상에게 외교 현안 협의를 위한 핵심 일정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외교를 넘어 지지층을 겨냥한 ‘성과 과시’와 정치 메시지 발신의 장이기도 하다.
특히 백악관 집무실에서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되는 회담은 짧은 모두발언 후 비공개 협의로 전환하는 일반적인 형식과 달리, 최대 1시간 가까이 언론에 공개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관계와 무관한 질문에도 장황하게 답변하고, 국내 정치나 제3국 외교 문제로 화제를 돌리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상대국 정상은 발언 기회가 제한돼 ‘조연’ 역할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회담 분위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전 인식과 상대의 대응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일본과 영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시욕과 인정욕구를 자극해 우호적 분위기를 이끌어낸 대표 사례다.
올해 2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백악관 회담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피격 사건을 언급하며 ‘신이 구했다’는 찬사를 보냈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 역시 찰스 3세 국왕의 친서를 전달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두 차례 국빈으로 초청한 유일한 인물임을 강조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회담은 외교 참사로 기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무례하다”, “감사할 줄 모른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예정된 오찬을 취소했고, 5월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논란이 있는 ‘백인 농부 살해’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영상을 틀고 기사를 전달했다. 두 사례 모두 국제무대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 실시간 중계됐다.
트럼프식 회담은 사전 의제 조율이 이뤄지더라도, 언론 공개 구간은 그의 관심사와 정치적 계산에 따라 급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럭비공’에 비유된다. 격식 파괴가 빈번하고,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이재명 대통령과 참모진은 성공적인 회담을 위해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면밀히 분석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흐름 속에서도 의도한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대응 전략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