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3. [출처=연합]
지스타 2023. [출처=연합]

게임업계가 2분기 신작 여부에 따라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하반기 출시 예정 신작들도 줄줄이 출시가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신작 흥행에 힘입어 2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넷마블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한 7176억원, 영업이익은 9.1% 줄어든 1011억원이다.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인 812억원을 대폭 웃돌았다. 

지난 3월 말 출시한 'RF 온라인 넥스트'의 실적이 오롯이 반영되고, 5월 출시한 '세븐나이츠 리버스'가 흥행하며 2분기 실적을 쌍끌이했다. 

시프트업은 2분기 매출액 1124억원, 영업이익 682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다. 대표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가 전체의 58.5%에 해당하는 657억원의 매출을 일으켰다.  

지난 6월 출시한 '스텔라 블레이드' PC 버전이 출시 3일 만에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작년 출시한 플레이스테이션5 버전까지 합쳐 누적 판매량 300만장을 넘어섰다. 

네오위즈도 6월 론칭한 'P의 거짓: 서곡'이 흥행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P의 거짓: 서곡은 네오위즈의 대표작 'P의 거짓'의 다운로드 콘텐츠(DLC)다.

게임업계 2분기 실적. [출처=각 사]
게임업계 2분기 실적. [출처=각 사]

반면에 2분기 신작이 없었던 크래프톤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의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감소한 6620억원, 영업이익은 25.9% 급감한 2460억원이다. 시장 전망치를 매출액은 219억원, 영업이익은 231억원 밑돌았다. 

상반기 신작을 하나도 못 낸 카카오게임즈도 8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신작이 하나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2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리니지' 등 장수 지식재산권(IP)으로 1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했던 '레거시 IP만으로도 흑자를 내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킨 셈이다. 

게임업계 맏형 넥슨도 엔씨소프트와 마찬가지로 신작 없이 장수 및 대표 IP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출시 20주년을 맞은 메이플스토리는 전체 IP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던전앤파이터'(PC)는 한국과 중국에서 모두 좋은 흐름을 이어가며 매출이 67% 급증했다. 

펄어비스 '붉은사막' 출시 연기에 국민청원까지 

문제는 게임사의 실적의 근본이자 새 먹거리인 신작 출시가 잇따라 연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3일 펄어비스는 7년 째 개발 중인 트리플A(블록버스터)급 게임 '붉은사막'의 출시를 내년 1분기로 미룬다고 밝혔다. 붉은사막은 당초 올해 4분기 출시 예정이었다.

오프라인 유통과 콘솔 인증 등 여러 파트너사와의 협업 사안이 있고 스케줄 조정 등으로 예상보다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붉은사막의 출시가 또 미뤄지면서 13일 펄어비스 주가는 전날보다 9450원(24.17%) 떨어져 2만9650원에 마감했다. 여기에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국회전자청원 국민동의청원에 '주주를 기만하는 코스닥 상장사 경영진에 대한 특검 촉구에 관한 청원'이란 제목으로 등록된 청원은 "펄어비스는 5년째 분기마다 주주를 기만하고 거짓말로 신작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펄어비스의 엄벌을 통해 다시는 시장에 장난치지 못하도록 청원한다"고 했다.  

엔씨·카카오게임즈도 올해 신작 출시 대폭 축소…"신작 모멘텀 극대화"

엔씨소프트는 올해 신작을 대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이온2' 하나만 출시하기로 했다. 당초 엔씨소프트는 하반기 '아이온2'를 비롯해 'LLL', '브레이커즈', '타임테이커즈' 등 4개의 신작을 선보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아이온2만 올해 4분기 출시하고 나머지는 모두 내년으로 출시를 연기했다. 신작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완성도를 높여 출시하겠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도 하반기 출시 예정이었던 신작 6개 중 2개만 예정대로 출시하기로 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당초 대형 MMORPG 신작 '크로노 오디세이'와 좀비 생존게임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갓 세이브 버밍엄' 등 6개의 신작을 연내 선보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크로노 오디세이는 출시 시기를 올해 4분기에서 오는 2026년 4분기로 1년 미뤘다. 갓 세이브 버밍엄도 기존 올해 4분기에서 2026년 3분기로 9개월 가량 늦췄다. 

게임사들의 신작 출시 연기는 글로벌 게임 산업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전략으로 읽힌다. 출시 일정이 밀리더라도 완성도를 높여 초기 이용자 유입과 흥행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크로노 오디세이' 출시 지연과 관련해 "신작 출시라는 중요한 모멘텀이 한번뿐이라는 점을 고려해 완성도를 더 높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도 '붉은사막'의 출시 연기에 대해 "의미 있는 규모의 성공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니 넓은 이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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