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르만 와이너리 전경. [출처=예르만 와이너리]](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4688_691030_3737.jpg)
1975년 한 병의 화이트 와인이 이탈리아 프리울리 베네치아 줄리아(Friuli Venezia Giulia)의 위상을 세계 무대에 새롭게 올려놓았다. 바로 예르만 빈티지 투니나(Vintage Tunina)다.
이탈리아 프리미엄 화이트 와인 와이너리인 예르만(Jermann)의 와인이기도 하다. 1881년 오스트리아 출신 안톤 예르만(Anton Jermann)이 이탈리아 북동부의 프리울리에 정착하며 시작된 예르만은 알프스 산맥과 아드리아 해 사이에 자리한 독특한 지리와 기후를 배경으로 14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예르만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것은 3세대 경영자이자 와인메이커 실비오 예르만(Silvio Jermann)이 합류하면서 시작했다.
실비오는 이탈리아에서 양조학을 전공하고 캐나다에서의 와인 메이킹 경험을 더해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혁신적인 접근법으로 와이너리를 변화시켰다. 특히 서로 다른 품종을 한 포도밭에서 재배·수확해 블렌딩하는 필드 블렌드(field blend) 방식을 적극 활용해 복합적 아로마와 입체적인 구조를 지닌 와인을 만들어냈다.
피노 그리지오(Pinot Grigio) 포도가 생산되는 프리울리-베네치아 줄리아(Friuli-Venezia Giulia) 지역은 이탈리아 북동부, 알프스 산맥과 아드리아 해 사이에 위치한 와인 명산지로 해양성과 대륙성이 교차하는 독특한 기후가 특징이다.
낮과 밤의 큰 일교차와 꾸준한 해풍, 비옥한 토양이 어우러져 포도가 천천히 익으며 산도와 당도의 균형을 이루며 이 덕분에 향미가 깊고 구조감 있는 화이트 와인이 탄생한다.
이 지역의 피노 그리지오,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프리울라노(Friulano) 등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복합적인 아로마와 세련된 산미, 미네랄리티를 갖춘 ‘슈퍼 화이트(Super White)’ 스타일의 대표 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예르만 피노 그리지오(Jermann Pinot Grigio)는 프리울리의 대표 품종인 피노 그리지오 100%로 만든다.
![예르만 피노그리지오. [출처=예르만 와이너리]](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4688_691031_387.png)
짙은 짚색을 띠며 강렬하고 풍부한 과일 아로마가 길게 이어진다. 입 안에서는 드라이한 첫인상과 벨벳처럼 부드러운 질감, 풀바디에 가까운 구조감이 조화를 이루며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프리울리 특유의 미네랄과 산미가 균형을 이루어 한 모금마다 산뜻하면서도 단단한 인상을 남긴다. 음식 페어링에서는 그 진가가 더욱 발휘된다. 생선 수프나 구운 해산물과 함께하면 바다의 감칠맛이 와인의 산도와 어우러져 입 안이 깨끗하게 정리된다.
오징어 먹물 라자냐와는 묵직한 질감과 바다 향이 조화를 이루고 버섯 요리와 함께하면 토양의 풍미와 와인의 미네랄이 만나 깊은 맛을 완성한다.
2021년에는 이탈리아 와인의 상징적인 가문인 안티노리(Antinori)가 예르만을 인수했다.
해당 인수를 통해 안티노리는 체르바로 델라 살라(Cervaro della Sala)와 빈티지 투니나(Jemann Vintage Tunina), 예르만 피노그리지오까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슈퍼 화이트 와인의 황금 트리오를 모두 보유하게 되었다.
예르만은 안티노리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품질 철학 속에서 더욱 안정적이면서도 혁신적인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