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4768_691125_2429.jpeg)
주요 시중은행들이 스테이블코인 관련법 제정을 앞두고 발행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발행사와 협력 논의는 물론, 일부 은행은 자체 지급결제 실험까지 나서면서 가상자산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모두 다음 주 방한 예정인 히스 타버트 서클(Circle) 사장과의 면담을 검토 중이다. 서클은 글로벌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C’를 발행하는 세계 2위 사업자로, 최근 국내 은행권과의 협력 논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은행들은 “서클 측 제안으로 회동을 검토 중이지만 세부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의 변화 속도를 고려하면 서클과의 만남을 마다할 은행은 없을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국내 은행권과 서클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유통과 국제 송금, 나아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개별 은행 단독 회동뿐 아니라 복수 은행 또는 금융지주 고위 인사가 함께 논의에 참여하는 그림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6월 그룹 차원의 ‘가상자산 대응 협의체’를 출범시키고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 분과’를 상설 조직으로 전환했다. 신한은행은 은행연합회 공동 발행 논의에 참여하는 동시에, 자체 배달 플랫폼 ‘땡겨요’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가능케 하는 시스템 검토에 착수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특정 사용처에서만 결제가 가능한 ‘프로그래머블 머니’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국가 간 지급결제와 해외송금에 대비해 제도·기술·사업적 요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커스터디 기업과 합작 설립한 ‘비트고코리아’의 인허가 절차를 밟으며, 토큰증권·스테이블코인 연구도 병행 중이다.
우리은행 역시 ‘디지털자산팀’을 꾸려 원화 스테이블코인 상표권 20건을 출원했고, 은행 공동 협의체에도 참여해 공동 발행과 기술 검증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업계에선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수 있고, 발행 권한이 은행 외 빅테크·핀테크 기업에도 부여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상자산 제도화 흐름이 가파른 만큼 은행권이 뒤처지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크다”며 “각 은행이 개별적으로 준비하면서도 공동 발행 논의에도 힘을 싣는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