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생성 이미지. [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4934_691320_2856.jpg)
한국 근로자 절반 이상이 업무 목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활용률과 사용 강도 모두 미국보다 두 배가량 높아, 한국이 AI 확산 속도에서 세계적으로 선도적 위치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18일 공개한 ‘AI의 빠른 확산과 생산성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근로자 중 생성형 AI를 업무에 사용한 경험이 있는 비율은 51.8%로 절반을 넘어섰다. 한 번이라도 사용해본 근로자는 63.5%에 달했다. 정기적으로 AI를 활용하는 근로자 비중도 17.1%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의 AI 업무 활용률(26.5%)보다 약 두 배 높은 수준이다. 인터넷 상용화 초기(3년 차 활용률 7.8%)와 비교해도 8배 이상 빠른 확산세다.
세부적으로는 남성(55.1%)이 여성(47.7%)보다, 청년층(18~29세, 67.5%)이 장년층(50~64세, 35.6%)보다 활용률이 높았다. 직업별로는 전문직(69.2%), 관리직(65.4%), 사무직(63.1%) 순으로 AI 사용이 활발했다.
AI 활용 강도 역시 두드러졌다. 한국 근로자들은 주당 5~7시간을 AI 활용에 투입했는데, 이는 미국(0.5~2.2시간)의 2~3배 수준이다. 하루 1시간 이상 AI를 사용하는 ‘헤비 유저’ 비중도 한국은 78.6%로, 미국(31.8%)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AI 도입은 업무시간 단축으로 이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AI를 활용하는 근로자의 업무시간은 평균 3.8% 줄어들었다. 주 40시간 기준으로 약 1.5시간 감소한 셈이다. 이에 따른 잠재 생산성 개선 효과는 약 1%p로 추정됐다.
예를 들어 2022년 4분기 챗GPT 출시 이후 올해 2분기까지 국내 GDP 성장률(3.9%) 중 최대 1%p가 AI 확산 덕분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한국은행은 “줄어든 업무시간을 모두 생산 활동에 재투입했다는 가정에 따른 추정치”라며 “일부가 여가로 전환된다면 실제 효과는 더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시간 단축 효과는 경력이 짧은 근로자일수록 두드러져, AI가 숙련도 격차를 완화하는 ‘평준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AI 확산에 대한 인식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근로자의 48.6%가 “AI는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부정적 응답은 17.5%에 그쳤다.
한은은 “아직 절반 이상의 근로자가 AI 활용 후에도 업무시간 단축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활용 효율성이 높아진다면 생산성 향상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19일부터 6월 17일까지 전국 만 15~64세 취업자 55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