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파르코 시부야점 팝업 [출처=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파르코 시부야점 팝업 [출처=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이 일본 도쿄에 ‘더현대 글로벌’ 첫 정규 리테일숍을 열며 글로벌 사업 확장에 본격 나선다. 국내 백화점이 일본 현지에 K브랜드 중심의 정규 매장을 개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백화점은 다음 달 19일 도쿄 시부야 파르코 쇼핑몰 4층에 ‘더현대 글로벌’ 1호 리테일숍을 오픈한다고 19일 밝혔다. 내년 상반기에는 도쿄 패션 1번지 오모테산도에 대규모 플래그십 스토어를 추가로 열고 향후 5년간 일본에 총 5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더현대 글로벌은 K브랜드 해외 진출을 돕는 현대백화점의 수출 플랫폼 사업으로 지난해 5월 시작됐다. 지금까지 일본 현지에서 43개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면서 성과를 쌓아왔다. 이번 정규 매장은 단발성 팝업을 넘어 안정적인 유통망과 장기적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매장 안착을 위해 지난 5월 일본 패션 온라인몰 ‘누구(NUGU)’ 운영사 메디쿼터스에 300억 원을 투자했다. 메디쿼터스는 현지 MZ세대 중심의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리테일 네트워크를 활용해 매장 운영과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지원한다.

시부야 파르코점에 들어설 1호 매장은 1~2개월 단위로 브랜드를 교체하는 로테이션 방식으로 운영된다. 첫 입점 브랜드는 K팝 스타 착용으로 주목받은 신진 패션 브랜드 ‘트리밍버드’다.

내년 상반기에는 오모테산도 쇼핑 거리에 약 200평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문을 연다. 오모테산도는 일본 패션 문화를 주도하는 상권으로 현대백화점은 이곳에서 더현대 글로벌 큐레이션 철학에 맞는 10여개 K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동시에 온라인몰 누구(NUGU) 내 ‘더현대 글로벌관’도 오픈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일본 진출 전초기지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의 일본 진출은 현지에서 검증된 바잉 파워에 기반한다. 지난해 시부야 파르코점에서 운영한 더현대 글로벌 팝업스토어에서 23개 K브랜드 중 절반 이상이 매출 1억원을 넘겼고 상위 5개 브랜드는 평균 3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일본 백화점 정규 매장 매출을 뛰어넘는 성과였다.

현대백화점은 일본 사업 확대를 발판으로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주요 시장으로 진출을 이어갈 계획이다. 올해 10월에는 대만 현지 리테일 기업과 협업해 K브랜드 대규모 팝업스토어도 선보인다.

국내 내수 경기 둔화로 백화점 성장성이 한계에 봉착한 가운데 현대백화점은 K브랜드 해외 확산을 통한 글로벌 사업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패션사업부 내 전담 조직 ‘더현대 글로벌팀’을 신설하면서 체계적인 글로벌 전략을 본격화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더현대 글로벌 리테일숍 오픈은 다양한 K브랜드가 해외에서 인정받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자 한국 백화점이 주도적으로 K브랜드의 글로벌 유통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더현대 글로벌 사업의 브랜드 소싱 역량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유통 모델을 다변화하며 K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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