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모습. [출처=연합]
사진은 서울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모습. [출처=연합]

대출금리가 연일 낮아지고 있지만 정작 실수요자들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6.27 대출규제 대책으로 은행들이 잇달아 문턱을 높이며서 고신용자조차 대출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이자 경감 효과가 실수요자에게 전달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출금리 인하와 별개로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와 은행권의 보수적 대출 기조로 대출 받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6.27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하며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 계획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이에 맞춰 시중은행들은 대출총량을 맞추기 위해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신청을 막고,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고 있다.

가계대출 심사 문턱도 높였다. 실제 900점 초반대 고신용자 차주조차도 신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이 6월 새로 취급한 가계대출의 평균 신용점수는 944점으로, 관련 통계가 공시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23년 차주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920점대였지만 불과 2년 만에 20점가량 올랐다. 마이너스 통장의 경우 평균 신용점수 962.3점을 기록해 가계대출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꼽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강화된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계속되는 만큼 대출 환경이 단기간에 완화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내부적으로 대출 심사 기준을 더 깐깐하게 하고 있는 상황이라 저신용자는 물론 고신용자조차 대출 문턱을 넘기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대출 금리를 산정 지표 하락으로 이자 부담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코픽스(COFIX) 지수는 10개월 연속 하락했다.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전월 대비 0.03%p 하락한 2.51%로 집계됐다고 전날 공시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작년 9월 3.4%에서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하락해 2022년 6월(2.3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픽스는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된다. 코픽스가 떨어진다는 것은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더 떨어진다는 얘기다.

고정형 주담대나 신용대출 금리 산정에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 역시 하락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의 준거금리로 사용되는 금융채 5년물(무보증, AAA) 금리는 전날 기준 2.844%로, 연초(2.999%) 대비 0.155%p 하락했다. 신용대출 금리 산정에 기준이 되는 금융채 1년물(무보증, AAA) 금리는 2.956%에서 2.522%로 0.434%p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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