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 [출처=연합]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 [출처=연합]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삼성, SK, HD현대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글로벌 사회공헌과 차세대 에너지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게이츠 이사장과 오찬을 함께 하며 글로벌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강화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은 이미 게이츠재단과 손잡고 2011년부터 저개발국 위생환경 개선을 위한 ‘재발명 화장실(RT) 프로젝트’를 추진한 경험이 있다. 이 회장과 게이츠 이사장은 이러한 기존 협력을 넘어 향후 신흥국 보건, 교육,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사회공헌 확대를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1일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에서 게이츠 이사장과 만찬을 가졌다. SK가 2대 주주로 참여한 미국 차세대 원전 기업 테라파워와의 협력을 비롯해, 지난 10여 년간 이어온 백신 분야 협업 확대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최 회장은 “한국과 SK가 테라파워의 소형모듈원전(SMR) 상용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안전성과 친환경성을 기반으로 글로벌 수용성을 높이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게이츠 이사장도 “SMR 확산에는 한국 정부의 규제 체계와 공급망 구축이 핵심”이라며 “SK와 테라파워가 세계 시장을 선도할 잠재력이 크다”고 화답했다.

SK와 게이츠 측은 같은 날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도 협의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배석해 한국형 SMR 생태계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SK와 테라파워는 현재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차세대 나트륨 원자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원자로는 기존 원자로보다 안전성이 높고 핵폐기물 배출이 40% 적으며, 재생에너지와의 호환성도 뛰어나 차세대 에너지 전환의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SK는 정부에 민간 참여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제공과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요청하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도 이날 게이츠 이사장과 회동을 갖고 나트륨 원자로 상업화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지난 3월 미국에서의 첫 만남 이후 5개월 만에 성사된 이번 논의는 공급망 확대와 상업화 전략을 구체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정 수석부회장은 “차세대 SMR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 미래를 위한 핵심 해법”이라며 “HD현대는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고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앞당기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HD현대는 SMR 기술을 조선 분야에도 접목해 추진 선박 개발을 추진하는 등 원전 기반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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