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CES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출처=현대자동차그룹]
2022 CES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출처=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제철소 건립에 이어 연 3만대 규모 로봇 공장을 세우겠다는 추가 투자 계획을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신사업에 박차를 가함에 따라 현대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 활용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4년간 미국에 260억달러(37조원)를 투자한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3월 발표한 210억달러에서 50억달러(7조원), 약 24% 증가한 규모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10억달러 투자를 통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하고, 연 70만대 규모의 미국 완성차 생산능력을 120만대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율주행, 로봇, AI, AAM 등 미래 신기술과 관련된 미국 유수의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 법인인 보스턴다이나믹스, 슈퍼널, 모셔널의 사업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미래 신사업 방향성을 구체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을 신설하겠다고 했다. 신 로봇 공장을 미국 내 로봇 생산의 허브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현대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에 관심이 쏠린다. 정 회장은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 사업을 그룹의 신사업 동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정 회장과 현대차그룹이 지난 2021년, 사재를 일부 출연해 인수한 로봇 기업이다. 정 회장은 제조업의 미래가 사람과 기계의 협업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기계가 반복적인 공정을 처리한다면 사람은 창의적이고 복잡한 작업에 집중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구상한다. 

정 회장의 목표에 따라 향후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인공지능(AI) 사족보행 로봇 '스팟(Spot)' 등 수만대의 로봇이 현대차그룹 보유 공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신 공장 투자 결정이 현실화한다면 현대차그룹은 더 수월하게 로봇을 수급할 수 있게 된다. 

현대차그룹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서라도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실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로 이뤄져 있다. 현대차그룹은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를 끊어내지 못한 기업으로, 정 회장은 지배 구조 핵심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0.33% 보유하고 있다.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등의 경영 흔들기 등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현대모비스 지분 추가 확보를 위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상장이 자금력 확보를 위한 최고의 시나리오라고 보고 있다. 정 회장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지분을 20% 넘게 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실적이 지지부진한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순손실은 2021년 1970억원→2022년 2551억원→2023년 3348억원→2024년 4405억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순손실도 24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이번 신 공장 증설 발표가 향후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실적 반등 계기가 될지 주목되는 이유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국내에도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혁신 허브 한국을 중심으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사상 최대인 24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특히 EV 전용공장 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다. 올해 하반기 기아 화성 EVO Plant를 완공하고 고객 맞춤형 PBV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에서는 초대형 SUV 전기차 모델을 시작으로 다양한 차종을 양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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