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생성이미지. [출처= 오픈AI]
챗GPT 생성이미지. [출처= 오픈AI]

한국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정부 정책으로 친환경 및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가속화되면서 ESG 시장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의 가장 최신 보고서인 ‘2023년 한국 ESG금융백서’에 따르면 국내 ESG 시장 규모는 총 1882.8조원으로 2019년 대비 213.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적 섹터가 1430.6조원으로 전년 대비 30.2% 성장했고, 민간 섹터는 은행 부문의 대출 성장으로 전년 대비 12.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ESG 투자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공적 섹터에서 국내 3대 연기금이 2024년에도 ESG 투자 규모를 확대했다. 국민연금의 경우 2024년 708.9조원을 투자해 전년 대비 20.7% 증가했다. 공무원연금은 44.7% 뛴 2조3885억원, 사학연금은 10.7% 증가한 1조2642억원이다.

민간 영역인 국내 ESG 펀드 규모도 지난달 26일 기준 설정액 8조7505억원, 순자산 10조1426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각각 3조2474억원, 3조8891억원이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2024년 한국 ESG 시장 규모는 더욱 크게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글로벌 ESG 펀드 시장의 성장세는 주춤한 상황이다. 모닝스타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연간 6450억 달러가 유입되면서 ESG 시장이 호황을 보였으나 이후 순유입 규모가 줄어들면서 2024년 순유입 규모가 300억 달러 수준으로 급감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69억 달러가 순유출되면서 2020년 이후 상반기 기준 가장 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시작되면서 반 ESG 정서가 강화돼 미국과 미국 이외 지역의 ESG 시장이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 ESG 시장의 가파른 성장은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 지배주고 개선 정책 등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달 발의된 배출권거래법 개정안은 명시적 제한이 없던 무상할당 비율을 총량의 80% 이하로 제한해 2026년~2030년 유상할당 확대에 따라 철강·시멘트·석유화학 등의 기업의 비용 부담 증가가 예상된다.

지난 1일에도 상장회사가 정기주주총회에서 기후전략의 수립·변경·이행 평가를 안건으로 다룰 수 있도록 하는 상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KB증권 ESG리서치팀은 환경 관련 기업들의 책임이 강화되는 것을 두고 “글로벌 탐수감축 경쟁 심화 관점에서 불가피한 움직임”이라며 “탄소배출 패러다임 전환으로 신재생에너지, 탄소포집·활용·저장 등 청정기술 관련 기업의 수혜가 예상되는 한편, 탄소중립 기술을 확보한 기업들에게는 경쟁우위 확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의 ESG 활동은 친환경이나 사회공헌 위주로 이루어져 왔으나 최근에는 기업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7월 이사 충실의무가 주주로 확대되는 1차 상법 개정이 이루어진 후 지난달에는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의 내용이 담긴 2차 상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이달에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중점으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핵심 이슈는 자사주 소각”이라며 “상법 개정과 맞물려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 발표가 전년 수준을 넘어섰고 입법과 단기적 제도 개선이 병행되면서 자사주 규제 강화와 자본시장 구조 개혁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의 소소 주주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 에너지고속도로 구축, 탄소중립을 위한 경제구조 개혁, 미래세대를 위한 장기 감축 경로 마련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ESG 투자가 같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ESG 투자 분야에도 다양한 규제 도입이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 ESG 규제는 시장의 성장을 저해하기보다 ESG 시장 그린 워싱 위험을 줄이고 성장의 틀을 다지며 레벨업 하는데 일조할 것”이라며 “여러 우려에도 글로벌 ESG 투자 시장은 장기적으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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