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출처=연합 ]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출처=연합 ]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한가운데 섰던 ‘프로젝트L’이 다시 법정에서 소환됐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이 함께 손을 잡고 그룹을 흔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서로를 향해 책임을 떠넘기면서 ‘가짜 친구’였음이 드러나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2부는 지난달 29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민 전 행장의 항소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민 전 행장이 변호사 자격 없이 신 전 부회장에게 법률 자문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이날 법정에서는 1시간 반가량 피고인 신문이 이어졌다.

민 전 행장은 재판에서 “‘프로젝트L’의 총괄은 신 전 부회장이며 자신은 재무 컨설팅에 국한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과거 민사소송에서 민 전 행장이 스스로 “롯데면세점 특허 취득 방해, 호텔롯데 상장 무산 유도 등 핵심 실행을 자신이 주도했다”고 밝힌 점을 지적하면 진술을 뒤집은 것은 ‘소송 사기’라고 몰아붙였다.

2015년 9월 시작된 ‘프로젝트L’은 △호텔롯데 상장 저지 △롯데면세점 특허 방해 △검찰 수사 유도 △국적 논란 조장 등을 포함했다. 실제 롯데는 2016년 대규모 검찰 수사에 휘말리며 상장 계획을 접었다. 감사원 조사로 면세점 특허 취득 과정의 문제도 드러났다. 신 전 부회장의 일본어 인터뷰와 육성 녹취록은 그룹을 둘러싼 국적 논란을 증폭시켰다.

두 사람은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롯데 전직 임직원을 접촉해 내부 정보를 캐내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일본에선 신 전 부회장이 현지 컨설팅사와 유명 탐정업체까지 고용해 한국 경영진을 뒷조사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민 전 행장은 2015년 언론 인터뷰에서 신 전 부회장을 “20년 지기 친구”라고 표현했지만, 법정에선 거액 계약으로 얽힌 단순한 이해관계임이 드러났다. 결국 두 사람은 수년간 법정에서 서로를 주범으로 지목하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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