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 GS그룹 회장. [출처=GS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77235_693996_410.jpg)
출범 21년째를 맞은 GS그룹이 2020년 허태수 회장 취임 이후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신기술과 미래 사업 발굴에 그룹 역량을 끌어모으고 있다.
GS그룹은 이미 세 차례의 실리콘밸리식 혁신 아이디어 경연대회인 '해커톤'을 통해 디지털 전환과 AI 내재화를 겨냥한 AX(AI Transformation) 전략을 구체화, 이를 핵심 축으로 전사적 혁신에 나서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GS그룹은 오는 8일부터 9일까지 1박 2일간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제4회 해커톤을 연다.
GS의 해커톤은 산업 현장서 AI 기술과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때 진정한 가치가 발현된다는 그룹 차원의 인식에 따라, 개발자를 포함해 전사적 참여 프로그램으로 기획돼 왔다. 이에 그룹 내부에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신기술 적용 가능성을 검증·타진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행사에는 △GS칼텍스 △GS리테일 △GS건설 △GS에너지 △GS EPS △GS E&R △GS글로벌 등 핵심 계열사에서 약 900명의 임직원이 팀 단위로 참가한다. 현장 문제 해결과 신사업 아이디어 구현에 직접 도전하는 방식이다. 올해 주제는 'PLAI: Play with GenAI'다. 그룹 자체 'AX(인공지능 전환) 플랫폼 'MISO(미소)'를 활용해 비개발자도 현장 솔루션을 직접 구현할 수 있도록 기획된 것으로 알려진다.
그룹은 해커톤 성과물 중 사업성이 있는 아이디어는 내부 검증을 거쳐 파일럿 단계까지 발전시키고, 선발된 우수 팀에는 전문 조직과 회사 차원의 지원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허 회장은 지난해 제 3회 해커톤 행사에서 "생성형 AI의 등장은 현장 직원들이 직접 디지털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열었다"며 "그룹 전반에서 임직원이 자유롭게 AI 도구를 활용하도록 역량을 키우자"고 강조한 바 있다.
허 회장의 AI 전략 주문은 꾸준하다. 지난 7월 임원 회의에서도 그는 "기술 변화에 둔감하다면 임원 자격이 없다"며 "기술이 창출하는 새로운 세상을 이해하고 반드시 사업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기술을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전략의 중심에 두고 실질적인 사업 전환 방안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피지컬 AI, 양자컴퓨팅 등 신기술을 통한 사업 혁신을 당부하기도 했다.
현재 그는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AI 혁신위원회' 초대 위원장도 맡고 있다. 실제 GS는 그룹 차원에서 '52g' 플랫폼을 통해 현업 지식과 AI를 접목해왔고, 최근에는 생성형 AI 활용을 본격화했다.
이에 그룹 관계자는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AI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열사별 활동도 AX 전략과 맞물려 구체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GS칼텍스는 작업장 안전 확보를 위해 AI 기반 스마트 안전 장비를 대거 도입, 지게차 접근 금지 시스템과 AI CCTV를 가동하며 휴먼 에러를 줄이고 현장 안전 문화를 고도화했다. 이는 에너지 산업 특성상 안전 리스크가 사업 지속성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GS리테일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VOC 재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해 고객 의견을 정밀 분석하고 서비스 개선 과제를 도출하고 있다. 단순한 고객 불만 접수는 물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찾는 혁신 모델로 평가된다.
GS는 해커톤을 비롯해 AI·디지털 협의체, 대외 기술 교류와 전략적 투자까지 전방위 활동을 병행하며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환 기반을 한층 공고히 다지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는 이번 제4회 해커톤을 계기로 현장에서 도출된 혁신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으로 연결돼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GS가 해커톤을 비롯한 다양한 AI 실험을 전사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며 "계열사별 현장 적용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디지털 전환이 그룹 차원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