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K그룹]
[출처=SK그룹]

재계 주요 그룹들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DT)을 내세우며 체질 개선과 미래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기업 본원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AI 활용 역량을 적극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SK그룹은 다음달까지 'AI 리더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GS그룹은 '제4회 해커톤'을 통해 AI의 비즈니스 현장 적용을 본격화했다. 기술 중심 전략·계열사 협업·실행력 강화라는 공통 키워드 아래 구체적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있어 재계 이목이 쏠린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달부터 내달까지 서울 수송동 수송스퀘어에서 4차례의 'AI 리더십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글로벌 AI 트렌드, AI 전환(AX)이 초래할 조직 변화, 전문가 강의와 실습 세션 등으로 구성됐다. 경영진이 직접 AI를 친숙하게 활용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교육에는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등 CEO 24명을 포함해 CFO, CHO 등 100여명의 C레벨 임원이 참여한다. SK그룹은 사내 플랫폼 '마이써니(MySUNI)'를 통해 교육을 진행하며 이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한 'AI 특명'에 따른 후속 조치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난달 이천포럼에서 "구성원 개개인이 AI를 가지고 놀 수 있어야 혁신과 성공이 가능하다"며 AI 내재화를 주문한 바 있다.

[출처=GS그룹]
[출처=GS그룹]

이러한 분위기는 SK그룹에만 해당되진 않는다. GS그룹은 2020년 허태수 회장 취임 이후 AI를 기반으로 한 신기술과 미래 사업 발굴에 그룹 역량을 끌어모으고 있다.

GS그룹은 이미 세 차례의 실리콘밸리식 혁신 아이디어 경연대회인 '해커톤'을 통해 디지털 전환과 AI 내재화를 겨냥한 AX(AI Transformation) 전략을 구체화, 이를 핵심 축으로 전사적 혁신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개최한 제4회 해커톤에서는 GS가 자체 개발한 AX(인공지능 전환) 플랫폼 'MISO(미소)'와 글로벌 테크기업 버셀(Vercel)이 제공한 바이브코딩 툴 ‘v0’가 도입돼 결과물의 완성도가 한층 높아진 점이 핵심이다.

허 회장은 "구성원의 현장 도메인 지식에 생성형 AI가 결합하면 문제 해결의 열쇠를 찾을 수 있다"며 "AI는 실제 비즈니스에 활용될 때 비로소 가치가 실현된다. GS는 플랫폼과 사례를 적극 개발하고 공유해 대한민국 AI 생태계 도약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GS는 국내 AI 담론이 반도체칩이나 LLM(대규모 언어모델) 같은 인프라 중심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AI의 진정한 가치는 현장 활용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해커톤은 임직원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AI로 해결하는 성공 경험을 쌓는 장으로 자리 잡았다. AI 전문가라 하더라도 특정 분야의 도메인 지식이 부족하면 현장에 최적화된 모델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직원이 직접 AI를 활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한편 삼성과 LG 역시 AI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은 AI 기반 생산성 향상 그룹을 신설하고, 'AI 크루 제도'를 도입해 실행력을 높였다. 임직원 교육 체계도 고도화해 AI 내재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을 이끄는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AI 확산은 전자 산업 전반을 재정의하는 흐름"이라며 조직 변화 필요성을 직접 강조하기도 했다.

LG는 국내 최초 사내 AI 대학원인 ‘LG AI 대학원’을 2022년 개원했고, 지난달에는 교육부 인가를 받아 공식 대학원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내부 ‘AI 아카데미’와 함께 대학원을 통해 구성원들이 난제 해결 프로젝트와 국가 AI 사업에 참여, 실전 경험을 축적할 수 있도록 했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그룹들이 AI와 DT를 중심으로 기술 투자와 계열사 협업, 실행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되는 하반기, 본원적 경쟁력 확보 여부가 산업 생태계 전반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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