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LG그룹 구광모 회장과 SK그룹 최태원 회장. [출처=각 사 제공]](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1372_687161_5719.jpg)
LG 구광모·SK 최태원·GS 허태수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일제히 'AI 중심 대전환'을 주문, 이를 미래 성장 동력이자 위기 극복을 위한 핵심 해법으로 제시하고 나섰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쟁 환경 속 살아남기 위해선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조건'이 AI라는 위기의식이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이 제시한 미래 전략 'ABC(AI·Bio·Cleantech)' 구상에 맞춰 인공지능 기술 내재화와 확산을 빠르게 진행 중이다.
핵심 실행 조직인 LG AI연구원은 이날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 AI 토크 콘서트 2025'를 열고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 AI 모델 '엑사원 4.0'을 공개했다.
지난 3월에는 국내 첫 추론 AI 모델인 '엑사원 딥(EXAONE Deep)'을 선보였으며, 이번 엑사원 4.0은 텍스트와 이미지 등 멀티모달 이해·생성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고도화된 AI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4.0이 전문 지식이 필요한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답변이 가능해 고객에게 꼭 필요하고,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는 허깅페이스의 공식 파트너사인 프렌들리AI와 손잡고 엑사원 4.0의 상용 API도 출시했다. GPU 없이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AI 기술의 대중화를 견인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22곳의 국내 파트너사들과 함께 생태계 협력도 본격화하고 있다.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연구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5'에서 엑사원(EXAONE) 생태계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김신혜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1372_687168_116.jpg)
LG AI연구원은 최근 AI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이홍락 부사장(미국 미시간대 교수)을 신임 공동 연구원장으로 선임, 임우형 상무와 함께 국내외 연구개발 양축 체제를 구축했다. 이 부사장은 미국 앤아버 LG 글로벌 AI센터를 이끌며 선진 기술 도입과 글로벌 인재 영입을 주도할 예정이다.
특히 구 회장은 2028년까지 5년간 국내에 약 102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핵심은 투자액의 절반에 가까운 50조 원 이상을 그룹의 미래 비전인 'ABC' 영역에 집중 투입한다는 점이다. 그는 "AI와 바이오는 고객의 삶을 변화시키는 미래 기술"이라며 주력 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17일 경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하계포럼에서 "지난 10년은 한국 제조업의 '잃어버린 10년'이었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10년 안에 한국 제조업 상당 부분이 퇴출당할 것이다. 희망은 AI뿐"이라고 단언했다.
최 회장은 중국 제조업의 가파른 기술 추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우리가 만드는 거의 모든 제품이 중국과 경쟁하고 있다"며 "경고는 수년 전부터 있었지만 '잘되니 괜찮다'는 안일함 속에서 대응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내 제조시설은 낡고 소형화됐고, 석유화학은 중동·인도·중국에 밀리고 반도체는 중국이 턱밑까지 쫓아온 상황에 놓였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AI조차 중국이 우리보다 더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초기이기 때문에 우리가 따라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AI 준비도가 글로벌 15위로 내려갔다는 점을 언급하며 "AI는 스케일보다 속도가 핵심이다. 우리가 머뭇거리는 사이 세계는 전력질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 [출처=GS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1372_687167_854.jpg)
허태수 GS그룹 회장도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대전환을 재차 강조했다.
최근 가평 GS칼텍스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하반기 그룹 임원 회의'에서 허 회장은 "기술 변화에 둔감하다면 임원 자격이 없다”며 “기술이 창출하는 새로운 세상을 이해하고 반드시 사업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질책했다.
이날 회의에는 허 회장과 주요 계열사 사장단, 임원 등 150여 명이 참석했으며 정유·에너지·유통·건설 등 GS의 핵심 사업군이 실적 부진에 빠진 가운데 열린 자리였다.
허 회장은 특히 생성형 AI를 넘어 공정 최적화·로보틱스 등 물리적으로 적용되는 '피지컬 AI'를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그는 "모든 사업 현장에 축적된 데이터와 지식은 GS가 가진 강력한 자산"이라며 "이를 AI와 결합해 계열사 간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로 진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SK·GS·LG를 중심으로 국내 재계 총수들이 일제히 AI에 방점을 찍고 있는 배경에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중국의 기술 추격 △산업 지형 변화 등 복합 위기에 대한 절박감이 작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AI는 산업 구조 전환의 핵심 수단이자 생존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재계가 AI를 둘러싼 패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들 입장에서는 AI를 실제 산업 현장에서 구현해 낼 수 있는 실행 역량이 중요하다"며 "기술 자체보다 이를 어떻게 비즈니스에 접목하고 성과로 연결시킬지에 대한 체계적인 전략과 실행력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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