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사진 오른쪽)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사진 오른쪽)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대한상의]

"인공지능(AI) 도입은 고용과 노동 개념 자체를 흔들 수 있는 변수다. 과거의 '정규직 중심 일자리 프레임'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다변화된 고용 구조를 새롭게 정의해야 할 시점이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4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가진 첫 공식 면담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만남은 지난 22일 취임한 김 장관의 '경제단체장 소통행보'의 일환으로 마련된 자리로, AI 기술혁신과 노동시장 변화 대응을 주제로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갔다.

최 회장은 "최근 기업들은 통상임금,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존 노동 이슈뿐 아니라 노조법 개정, 정년 연장 논의 등 새로운 고용 환경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경주에서 열린 하계 포럼에서도 많은 기업인들이 현재의 노동 환경 변화에 대해 상당한 우려와 긴장감을 갖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AI의 급속한 도입이 노동 구조 자체에 본질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와 사람이 협업하는 형태가 본격화되면, 기존처럼 동일한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근무하는 방식은 더 이상 표준이 아니게 될 것"이라며 "근무시간과 장소, 고용 형태 전반에서 유연성과 다양성을 수용하는 새로운 프레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능력 있는 인재일수록 하나의 기업에서 풀타임으로 일하기보다, 여러 기업에 짧은 시간 동안 고차원 업무만 집중 수행하는 방식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아침에 일찍 출근하고 빨리 퇴근하는 식의 개인 맞춤형 노동 형태가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생산성 중심의 근로조건 재설계가 요구될 수 있다"며 "AI 시대에는 고용제도 자체를 생산성 기반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면담에는 최 회장과 김 장관 외에도 박주봉 인천상공회의소 회장,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이형희 서울상의 부회장(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끝으로 "미래 노동 환경의 변화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한국이 이를 빠르게 수용하지 않으면 제조업 등 기존 산업 경쟁력 유지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며 "정부와 산업계가 긴밀히 협력해 새로운 고용제도와 규범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