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쿠팡 대(對) 네이버 연합군’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출처=각 사]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쿠팡 대(對) 네이버 연합군’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출처=각 사]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쿠팡 대(對) 네이버 연합군’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의 독주가 지속되는 가운데 네이버는 컬리와 롯데 등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세를 불리면서 반격에 나서고 있다. 플랫폼 간 경쟁이 단일 기업 대 연합 전선으로 전환되는 양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총거래액(GMV)은 55조861억원이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이커머스 거래액(242조987억원)의 약 22%를 차지한다. 특히 신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슈퍼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네이버는 검색 포털 서비스와 구독형 멤버십을 무기로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네이버의 지난해 커머스 거래액은 50조원을 돌파해 쿠팡과 격차를 좁히고 있다. 최근에는 컬리, 롯데와 연달아 제휴를 진행하면서 쿠팡에 맞서는 모양새다.

네이버는 컬리와 협력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내 ‘컬리N마트’를 오픈했다. 컬리의 외부 플랫폼 진출은 이번이 처음으로, 두 회사는 공동 TF를 꾸려 상품·물류·마케팅 전 영역에서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컬리N마트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첫 화면 상단에 고정 노출된다. 이는 네이버 쇼핑을 이용하는 4000만명 이상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를 대상으로 컬리 브랜드 인지도를 확장하는 계기가 된다. 기존 컬리 앱 이용자뿐 아니라 네이버 중심으로 장을 보는 신규 고객까지 흡수할 수 있어 네이버는 플랫폼 내 ‘장보기 경험’을 강화하는 효과가 크다.

컬리의 강점인 샛별배송과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가 결합되면서 물류 효율도 극대화될 전망이다. 주문량 증가로 인한 물류 인프라 활용도 제고는 배송 단가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네이버의 퀵커머스 ‘네이버 장보기’와도 자연스럽게 시너지를 내 안정적인 라스트마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컬리와의 협업으로 확보되는 신규 상품군 데이터는 네이버가 장보기 카테고리에서 추천 알고리즘을 정교화하고 광고·마케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광고 수익 증대와 판매자 유입 증가도 기대된다.

네이버는 롯데 유통군과 AI, 쇼핑, 마케팅, ESG 등 4개 분야에 걸친 전략적 업무 제휴도 체결했다. 국내 최대 오프라인 인프라를 보유한 롯데와 네이버의 디지털·AI 기술을 접목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AI 분야에서 양사는 롯데의 ‘Agentic Enterprise’ 전환을 목표로 쇼핑·MD·운영·경영지원 등 네 가지 영역에 특화된 AI 솔루션을 공동 개발한다. 쇼핑 측면에서는 롯데마트·하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을 네이버 플랫폼과 연계해 고객 편의성을 높인다. 롯데 매장에서 네이버페이 결제 시 적립 혜택을 제공하거나, 세븐일레븐 상품을 네이버 퀵커머스 ‘지금배달’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마케팅은 네이버클라우드의 AI 광고 솔루션을 통해 정교한 고객 분석 기반 확장 전략을 전개한다. ESG 협력의 일환으로 네이버 플랫폼에서 성장한 셀러들의 상품을 롯데백화점·롯데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에 입점시키는 방안도 추진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컬리의 신선식품 전문성과 롯데의 오프라인 인프라를 결합하면서 쿠팡과의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과 상품 등 선택지가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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