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렌드로낙 마스터 블렌더 레이첼 배리가 지난달 28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 에메랄드홀에서 열린 '울트라 프리미엄 라인' 출시 프리뷰 행사에서 신제품을 시음하고 느낌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77802_694624_4435.jpg)
"싱글몰트 위스키는 환경과 맥락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을 선사합니다. 오늘은 이렇게 한국적인 공간에서 마시니 인삼 맛이 느껴지는 것 같네요."
셰리 캐스크 숙성 싱글몰트 위스키 '더 글렌드로낙' 증류소를 이끄는 마스터 블렌더 레이첼 배리(Rachel Barrie)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 에메랄드홀에서 열린 '울트라 프리미엄 라인' 출시 프리뷰 무대에 올라 가장 먼저 던진 말이다.
위스키는 단순히 오래 숙성된 술이 아니라 '누구와, 어디서, 어떤 경험으로 마시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풍미를 완성한다'는 그의 메시지는 이날 행사의 주제와도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1826년 스코틀랜드 하이랜드에서 시작된 더 글렌드로낙은 200여년의 전통을 지켜온 싱글몰트 증류소다.
이번 행사에서는 21년·30년·40년으로 구성된 고연산 '울트라 프리미엄 라인'을 국내 최초 공개했다. 브랜드 모토인 '기대를 한층 더 높인다(Raise Expectations Even Higher)'를 구현한 결과물로 한국 싱글몰트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레이첼 배리는 하이랜드 지역의 기후, 수자원, 그리고 '검은 베리의 계곡'이라 불리는 자연환경이 더 글렌드로낙 원액 속에 스며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스키 원액의 풍부한 질감과 과실향은 하이랜드 자연의 산물이며 어디서 마시고 누구와 경험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이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더 글렌드로낙 '울트라 프리미엄 라인' 출시 프리뷰 행사에서 15년·18년·21년·30년 각각의 풍미를 비교 시음할 수 있었다. [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77802_694628_596.jpg)
더 글렌드로낙은 스코틀랜드산 낙엽송 발효조에서 오랜 발효 과정을 거친 뒤, 색소폰 형태의 구리 단식 증류기로 두 차례 증류한다. 이 독창적 공정은 원액의 마찰을 극대화해 복합적이고 깊은 풍미를 완성한다.
또한 전체 생산량의 90% 이상을 셰리 캐스크 숙성에 할애하며 특히 스페인산 최고급 오크만을 고집한다. 이 점은 브랜드가 '셰리 위스키의 정수'로 불리는 이유이자 이번 울트라 프리미엄 라인의 상징적 가치를 강화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더 글렌드로낙 15년·18년·21년·30년 제품을 직접 시음할 수 있었다.
이 중에서 21년산(도수 48%)은 올로로소 셰리와 페드로 히메네즈 셰리 캐스크 숙성으로 탄생했다. 잘 익은 가을 과일, 블랙베리, 레드 플럼, 설탕에 절인 오렌지 향이 느껴지고, 넛맥과 생강으로 구운 플럼 푸딩 풍미가 더해진다. 풍부하면서도 우아한 마무리가 특징이다.
30년산(도수 46.8%)은 올로로소, 페드로 히메네즈, 아몬티야도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됐다. 모렐로 체리와 건포도 향이 두드러지며, 브라질넛 토피, 마지팬, 대추 캐러멜이 층을 이룬다. 부드럽고 복합적인 풍미가 점층적으로 퍼지며 긴 여운을 남긴다.
40년산(캐스크 스트렝스, 도수 43.9%)은 스페인 헤레즈 지역 보데가의 최고급 셰리 캐스크에서 40년간 숙성됐다. 블랙 체리와 졸인 자두, 블랙베리 향이 강렬하게 퍼지고, 초콜릿 갸토와 카페 엘릭서가 겹겹이 어우러진다. 블랙커런트와 건과일, 초콜릿 에스프레소의 풍미가 웅장하게 마무리된다.
![더 글렌드로낙 울트라프리미엄 라인. [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77802_694632_512.jpg)
행사 후반 Q&A(질의응답) 시간에는 소비자 경험에 밀착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위스키에 영감을 어디서 얻느냐'는 질문에 유정민 한국브라운포맨 상무는 "무엇보다 누구와 마시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좋은 사람들과의 순간이 최고의 위스키 경험"이라고 답했다.
음식과의 페어링에 대해 레이첼 배리는 제품별 특성을 설명했고, 유 상무는 "떡갈비, 갈비찜 같은 한국 전통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며 명절 시즌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했다.
'취향 양극화 현상'에 대한 질문에는 "니트·언더락을 즐기는 층은 고연산과 희소성을, 하이볼로 즐기는 층은 접근하기 쉬운 저연산을 선택한다"며 소비 패턴의 변화를 짚었다. 이어 "이번 울트라 프리미엄 라인은 국내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제품군"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프리뷰 무대는 단순한 제품 공개 자리를 넘어 위스키를 어떻게 경험하느냐가 그 자체의 가치가 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더 글렌드로낙은 오랜 숙성과 장인의 손길에 더해 '맥락이 만든다'는 철학으로 위스키의 문화적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