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프리미엄 비어스탠드에서 전문 탭퍼가 맥주를 따르고 있다. [출처=EBN]
삿포로 프리미엄 비어스탠드에서 전문 탭퍼가 맥주를 따르고 있다. [출처=EBN]

국내 주류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체험형 마케팅과 저도주 인기가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음주 문화가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9년 91만5,596㎘였던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2024년 84만4,250㎘로 약 8% 감소했다.

반면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 사케의 국내 수입량은 3,330.2t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했다. 소주의 빈자리를 수입 주류가 채우는 양상이다.

위스키 역시 유행이 꺾이고 있다. 한때 '홈술' 열풍 속에서 품귀 현상을 겪었던 위스키는 올 상반기에만 수입량이 14% 줄었다. 소비자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주류 소비 변화의 중심에는 2030세대가 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술을 찾고, 음주를 새로운 문화로 받아들이는 세대다. 이에 따라 주류업계는 제품 중심에서 경험 중심으로 마케팅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삿포로맥주는 최근 서울 성수동에 일본식 '타치노미'(서서 마시는 술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콘셉트 매장을 열었다. 이 매장에서는 일본 현지 교육을 이수한 탭퍼가 정제된 방식으로 맥주를 제공하고 1인당 판매량을 제한하는 등의 운영 방식을 도입했다.

롯데칠성음료는 강릉에서 '처음처럼 브랜드 체험관'을 운영하며, 대관령 암반수를 활용한 제조 과정을 미디어아트로 구성해 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공간에서는 개인 맞춤 라벨을 붙인 소주를 직접 제작해 갈 수 있어 MZ세대 방문이 잦은 관광 명소로 자리잡았다.

증류식 소주의 인기도 상승하고 있다. 통계청 주세 신고에 따르면 증류식 소주의 출고량은 2020년 2300㎘ 수준에서 2023년 4739㎘로 약 두 배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고가이지만 재료의 향미와 제조 방식의 다양성이 소비자 선택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믹솔로지 트렌드도 빠르게 확산 중이다. 특히 하이볼의 인기가 눈에 띈다. 국순당의 백세주를 활용한 '조선하이볼'이 강남 전통주 주점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주류·음료 조합이 등장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요구르트 맛 하이볼 등 이색 제품을 출시하며 새로운 소비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취향이 분화된 소비자들이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주류시장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주류 선택의 기준도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주류업계는 체험 공간을 활용한 브랜드 강화, 고급화 전략, 이색 제품 개발 등을 통해 변화하는 소비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2030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이 앞으로의 주류 시장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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