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와 사옥. [출처=롯데카드]](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77848_694681_1620.jpg)
롯데카드가 새 주인을 찾는 과정에서 연이은 악재에 직면하며 매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단기채권 사태로 재무건전성 우려가 제기된 데 이어 해킹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시장 반응이 한층 냉각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달 말 일부 서버가 악성코드에 감염되는 해킹 피해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달 1일 금융당국에 신고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보안원과 함께 현장검사에 착수해 고객정보 유출 여부를 조사 중이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는 “보안 관리가 미흡해 발생한 일”이라며 공식 사과하고, 피해가 확인될 경우 전액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해킹 사고가 매각 작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롯데카드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올 상반기 매각에 재시동을 걸었다. 지난 2022년 JP모간을 주관사로 첫 매각을 시도했다가 무산된 뒤 두 번째 도전이다.
MBK파트너스는 매각에 대한 의지를 보이며 롯데카드 희망 몸값을 기존 3조원에서 2조원대로 낮추기도 했다.
또 롯데카드는 매물로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익성과 외형확장 노력에 힘써왔다.
올 상반기 롯데카드 순이익은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8% 줄어든 416억원에 머물렀다.
외형 성장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회원 수와 신용판매 취급액 확대에 힘입어 총자산과 영업수익은 각각 3.0%, 9.7% 증가했다. 상반기 말 기준 회원 수는 967만명으로 6개월 새 10만명 늘었다.
하지만 해킹 사태로 신뢰도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우선 고객 이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감원은 롯데카드 고객이 원할 경우 손쉽게 카드를 해지 또는 재발급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별도 안내 절차를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회원수 확대에 공을 들였던 롯데카드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또 해킹에 따른 카드 부정사용 발생 시 보상비용 문제, 금융당국 제재 등은 기업가치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개인정보 유출 범위와 보상 규모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드사는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의존도가 높은데, 신용등급 변동은 곧바로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현재 롯데카드의 신용등급은 전업 카드사 가운데 가장 낮은 ‘AA-(안정적)’으로, 추가 하락 시 조달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홈플러스가 발행한 초단기 유동화증권(ABSTB)과 관련해 검찰이 롯데카드를 압수수색한 점도 부담이다.
만약 문제가 사전에 인지됐음에도 협조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과징금 부과나 카드 발행 제한 등 강도 높은 제재가 불가피하다. 이는 매각가와 거래 성사 여부를 좌우할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속된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대출 규제 등 카드업계 전반의 환경이 녹록치 않아 원매자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번 해킹사고까지 겹치면서 시장 반응이 더 차가워질 수 있다고 본다”며 “매각 전망은 한층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