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산은,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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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은행 회장으로 박상진(63) 전 산업은행 준법감시인이 내정됐다. 사상 첫 내부 출신 회장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대학 동문인 박상진 내정자는 앞으로 KDB생명의 자본잠식과 매각 및 아시아나항공 합병 관련 한진칼 지분 회수 등을 해결해야 한다. 또 부산 이전을 둘러싼 노사 갈등과 같은 과제도 풀어야 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 내정자는 9일 한 매체에 "내부출신이라고 특별할 건 없지만, 산업은행을 잘 알고 있으니 설립 목적에 맞게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열심히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박 내정자를 산은 회장으로 임명 제청했다.

박 내정자는 산은에 1990년 입행해 약 30년간 재직했다. 기아그룹·대우중공업·대우자동차 태스크포스(TF)팀, 법무실장, 준법감시인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고 기업구조조정과 금융법에 정통한 정책금융전문가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는 서부광역철도 부사장을 지냈다.

자본잠식에 직면한 KDB생명 문제와 이미 한번 고배를 마신 HMM 민영화를 해결해야 한다. HMM은 현재는 포스코그룹 등이 인수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와 함께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대한항공의 독과점문제 및 한진칼 지분 회수 등도 과제로 남아 있다.

앞서 산은은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합병을 위해 '혈세' 8000억원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한진칼은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었다.

이외 50조원 규모 첨단전략산업기금의 운용을 비롯해 석유화학 업종 구조조정 및 정상화도 산은의 해결과제다. 이에 대해 박 내정자는 언론 등을 통해 "취임 후 AI 등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키워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AI와 반도체를 비롯해 바이오, 방산, 로봇 등의 산업과 관련 기업이 해당기금의 지원 대상에 속한다.

산은 조직 내부의 이슈도 만만찮다.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 추진으로 어수선했던 조직의 융합을 이끌어내야 한다. 앞서 대선 기간 중 후보자로 부산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해 부산행 문제가 일단락 지어진 상태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기존 구성원들의 인사적체와 이로 인한 세대간 갈등도 깊다. 나라 핵심 산업의 미래성장동력만이 아니라 산은 조직의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경영의 묘가 필요한 실정이다.

일부에서는 부진한 업무성과 이외에도 산업은행이 직면한 또 하나의 해결과제는 정권과의 독립성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가 기대하는 보편적 지원에 치우쳐있고 사후적인 기업 구조조정에 머물러 있다는 이유에서다.

통상 산은 회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역대 회장 중에는 고위 경제 관료 출신들이 대다수였고 전임 강석훈 회장은 경제수석을 지냈다.

이날 박 내정자는 산은 산하 '첨단전략산업기금'을 강조하면서 "우리나라 먹거리 산업을 마련하고, 그 기반을 튼튼하게 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첨단전략산업기금은 인공지능(AI)·반도체, 바이오, 방산, 로봇 등 첨단전략산업과 관련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박 내정자를 제청한 배경에 대해 "박 내정자는 산은에서 약 30년간 재직하며 기업구조조정에 투입됐으며 법무실장, 준법감시인 등 주요 보직을 거쳤으며 기업구조조정과 금융법에 정통한 정책금융전문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 등 진짜 성장을 위한 금융정책에 맞춰 산은의 당면과제인 첨단전략산업 지원 등 정책금융 업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적임자"라고 제청 배경을 설명했다.

1962년생인 박 내정자는 전주고와 중앙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이재명 대통령과는 대학 동문(중앙대 법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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