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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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브라더(산업은행)이 주주인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통합 성적표를 받을 시간이다. HMM, KDB생명 등에 대한 산은의 경영 개선 작업이 신통치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이코노미 좌석 축소를 제멋대로 강행하고 있다.

국민 혈세를 지원받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한진그룹에 대한 감시와 대한항공에 대한 경영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최근 대한항공이 추진하는 이코노미 좌석 개편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주요 노선에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의 중간 등급 개념인 프리미엄석을 새로 마련하기 위해 기존 이코노미석 배열을 전환하고 좌석당 너비를 1인치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산은은 이같은 변화로 항공 서비스 품질이 낮아지고, 승객들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우려를 전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좌석 공간을 축소하기로 강행했다.

산은이 이처럼 대한항공 경영에 제동을 건 것은 5년 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추진 당시 산은과 한진칼이 맺은 투자합의서가 있어서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대주주(26%)다.

앞서 산은은 2020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5000억원을 수혈했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해 총 8000억원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한진칼은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했다.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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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거래가 성사된 데에는 산업은행(정부) 차원의 후방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국가적 차원의 항공산업 재편을 위해선 정부 자금을 투입해서라도 제대로 된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는 게 산은의 자금 지원 논리였다.

산은은 또 현재 한진칼 지분 10.58%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다. 한진칼 지분은 조원태 회장 및 특수관계인(약 20.75%), 호반건설(18.46%), 델타항공(14.90%), 산업은행(10.58%) 순으로 구성돼 있다.

산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성공적인 합병을 위해 한진칼과 ‘항공산업 구조개편 추진 등을 위한 투자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투자합의서엔 ▲산은이 지명하는 사외이사 3명 선임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사전협의권 및 동의권 준수 ▲대한항공 경영평가 실시 및 감독 책임 등 7가지 준수 사항이 담겼다. 당시 산은은 “경영평가를 통해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조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퇴진한다는 의무도 부여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가의 지원사격을 받아 초대형 항공으로 올라선 대한한공이 좌석을 줄이려고 하자 소비자들의 비판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진칼과 대한한공이 산은 수장의 공백 등으로 견제·감독이 약해졌다는 점을 노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공정위는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시정조치 중 하나였던 좌석 공급 축소 금지 조항을 어겼는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현재 눈치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동안 재계의 가장 큰 화두였던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주요주주 산업은행이 거론되면서 잠잠해졌다. 산업은행 지분 10.6%의 향방에 따라 한진칼 경영권이 위협받을 가능성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산은은 대한항공의 반소비자 경영 행태에 침묵하고 있는 이유에 시선이 모아진다.

[출처=FN가이드  ]
[출처=FN가이드 ]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산은의 항공 구조조정 성적표를 받을 시간이 다가온 만큼 어떤 수장이 발탁되어 미온적인 산은의 업무 문화를 바꿀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면서 "이재명 정부에서는 산은에 공적자금 회수에 대한 요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 개편 그림을 보고 산은의 제스처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정권이 바뀌는 동안 산은은 그동안 기조를 어떻게 할 지 가늠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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