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생성이미지. [출처=오픈AI]
챗GPT 생성이미지. [출처=오픈AI]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신약 개발을 돌파구로 삼아 인력과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의 관세 압박과 글로벌 경기 둔화라는 변수가 있지만, 장기적 성장을 위해 공격적으로 체질을 강화하고 있다. 

16일 한국바이오협회가 발표한 ‘2025년 2분기 및 상반기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장사 종사 인력은 5만120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번 통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연구개발 인력의 비중이다. 전체 인력 중 연구개발 인력은 8315명으로 비율은 16.2%에 달한다. 업종별로 보면 의약품 기업 인력이 4만3500여명, 의료기기 기업 인력이 7600여명 수준인데, 두 분야 모두 연구개발 인력이 15% 안팎을 차지했다.

특히 중소기업은 전체 인력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연구개발 인력 비중이 34.6%로 가장 높아 신약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중소기업일수록 신약이나 의료기기 개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연구개발 인력도 높은 편인 것으로 추정된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투자확대는 숫자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상장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의 연구개발비 총액은 1조82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었다.

분야별로는 의약품 부문이 1조6600억원 이상을 차지하며 전체 연구개발비의 90% 이상을 책임졌다.  2분기로만 봐도 의약품 분야 연구개발비는 873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했다. 의료기기 분야 역시 1600억원 규모를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을 이어갔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약 6100억원, 중견기업은 7900억원, 중소기업은 2600억원을 각각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대기업은 전년 대비 18% 이상 늘리며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에 힘을 실었고 중소기업도 20% 넘는 증가율을 보이며 개발 의지를 드러냈다.

대기업들은 신약 임상과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해 판매관리비·제조경비·개발비 모두 확대했다. 중소기업 역시 제한된 자원 속에서도 연구개발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려 성장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처럼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단순히 현 상황을 방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적극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의 대외 무역정책과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하고 있지만 오히려 글로벌 신약 개발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도 이러한 업계의 흐름에 발맞춰 정책적 지원과 규제 완화를 약속하고 있다. 실제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환경 개선과 세제 혜택, 규제 간소화 등 다양한 제도적 뒷받침이 준비되는 분위기다.

최근 정부가 2030년까지 한국을 글로벌 바이오 강국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놨다. 바이오의약품 수출을 현재보다 두 배 늘리고 세계 시장에서 통할 블록버스터급 신약 3개를 창출하며 임상시험 분야에서는 세계 3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규제·기술·인력·투자·기업 생태계 전반에서 혁신 속도를 높인다. 신기술이 적용된 의약품이 시장에 빨리 나올 수 있도록 기존 규제를 대폭 손질하고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임상 3상 요건도 완화한다.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실전형 인재 11만 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크지만 결국 글로벌 경쟁력은 신약 개발에서 판가름 난다”며 “지금의 인력 확충과 투자 확대가 5년, 10년 뒤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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