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명절 지출이 지난해 대비 26.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연합뉴스]
올해 추석 명절 지출이 지난해 대비 26.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연합뉴스]

올해 추석 연휴가 10월 3일부터 9일까지 7일간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명절 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단순히 연휴가 길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물가 상승과 부모님께 드리는 '효도 비용'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전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추석 지출 계획'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체 지출 예산은 평균 71만23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추석(56만3500원) 대비 14만8800원(26.4%) 증가한 수치다. 하루 평균 지출액은 오히려 11만2700원에서 10만1800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연휴 기간이 길어지면서 총액이 크게 늘었다.

응답자의 62.4%가 작년보다 예산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이 중 8.2%는 두 배 이상 지출하겠다고 밝혔다.

지출 항목 중에서는 부모님 용돈과 선물이 평균 38만6100원으로 전체의 54.2%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이어 차례상 비용(29만4600원), 친지·조카 용돈(27만400원), 내식 비용(24만7200원) 순으로 나타났다. 부담되는 지출 항목을 묻는 질문에서도 부모님 용돈이 22.1%로 1위를 차지해 ‘효도 인플레이션’이 명절 경제의 핵심 변수임을 보여줬다.

명절 문화의 변화도 뚜렷하다. 추석 연휴 활용 계획으로는 집에서 가족과 휴식하겠다는 응답이 46.8%로 가장 많았고, 전통적인 귀성은 36.4%에 그쳤다. 국내여행 계획(23.2%)은 해외여행(5.7%)보다 4배 높아 경제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반영됐다.

응답자의 24%는 연차를 더해 8일 이상 초장기 연휴를 계획했는데, 그 이유로는 충분한 휴식(49.6%), 국내여행(32.5%), 가족과의 시간(29.6%) 순으로 꼽혔다.

차례상 문화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전통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응답은 13.3%에 불과했고, 간소화(40.2%), 아예 하지 않음(23.5%), 가족 식사로 대체(22.7%) 등 86.4%가 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간소화 이유로는 가사 부담(44.5%), 경제적 부담(39.3%), 시간 부족(36.3%)이 주로 지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례상 예산은 29만4600원 수준으로 유지돼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추석 음식 품목별 부담도에서는 과일이 3.94점(5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축산물(3.64점), 수산물(3.55점)이 뒤를 이었다. 특히 과일은 수입산 구매 의향이 13.3%에 불과해 ‘비싸도 국산’ 선호가 강했으며, 축산물은 22.5%가 수입산 구매를 고려해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86%는 긴 연휴로 인해 경제적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세대별로는 40대의 부담감이 71.1%로 가장 높았고, 20대는 38.6%로 가장 낮았다. 이는 경제활동 주력 세대일수록 부담이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명절이 가족 중심의 전통에서 개인 중심 문화로 이동하고 있지만, 부모 세대에 대한 지출은 오히려 더 늘고 있다"며 "사전에 예산을 세우고 가격 비교를 통해 합리적 소비를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추석을 앞두고 물가 안정 캠페인과 성수품 원산지 조사를 진행하며 소비자 보호와 합리적 소비문화 확산에 나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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