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노조는 서울 중구 은행회관 정문에서 9.26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79900_697087_3545.jpg)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가 오는 26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는 지난 2022년 9월 이후 약 3년만이다.
24일 금융노조는 서울 중구 은행회관 정문에서 9.26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융노조 측은 "수개월간 이어진 교섭에서 사용자 측이 끝내 책임있는 답을 내놓지 않았다"며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노조는 주 4.5일제 전면 도입, 임금 5% 인상, 신규 채용 확대 등을 요구하며 몇 차례 사용자협회와 대표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가 결렬됐다.
이에 금융노조는 지난 1일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투표율 97.1%, 찬성률 94.98%로 총파업을 확정했다.
노조는 "지난 몇년간 금융노동자의 현실은 갈수록 악화돼 왔다"며 "은행은 효율화를 내세워 765개 점포를 닫고 7000명이 넘는 인력을 줄여 노동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고객 불편은 심화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장에서는 성과 압박과 장시간 노동이 일상이 됐고, 강요된 미소와 실제 감정의 괴리 속에서 금융노동자 10명 중 8명이 감정부조화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은행과 금융지주들의 수익은 해마다 확대됐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배당을 늘렸지만 그 이익은 노동자의 희생과 고객의 불편 위에 쌓인 것이고 금융산업의 성장은 노동자를 갈아넣어 만들어낸 왜곡된 성장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금융노동자들의 임금인상률 역시 여전히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노동의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매년 실질임금이 삭감되고 있다"고 했다.
금융노동자 가정의 출생아수도 꼬집었다. 노조 측은 "지난 8년간 금융노동자 가정의 출생아수는 무려 64% 넘게 줄었다"며 "불안정한 삶과 과중한 노동,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 속에서 누가 감히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나"고 말했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기의 증거이자 금융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경고라는 설명이다.
노조는 총파업 돌입의 가장 큰 이유로 사용자협회 측의 대화 거부를 꼽았다. 사용자 측이 변화를 위한 책임있는 답을 내놓지 않은 채, '산업의 불확실성', '시기상조'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 측은 "총파업은 우리가 원해서 선택한 길이 아니다"라며 "사용자 측이 대화를 거부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상황에서 지금의 현실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은 총파업 뿐"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총파업 집회는 26일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진행된다. 다만 시중은행 영업차질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3년 전 총파업 당시에도 5대 은행 참여율은 0.8%, 전체 은행권은 9.4%에 그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