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도 이유식, 아동 패션, 유아 교육 등 일부 산업은 ‘골드 키즈’ 소비 심리에 힘입어 프리미엄화·구독경제·브랜드 락인 전략으로 구조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는 양보다 질, 수량보다 경험을 파는 산업만이 저출산 시대 장기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출처=오픈 AI]
저출산에도 이유식, 아동 패션, 유아 교육 등 일부 산업은 ‘골드 키즈’ 소비 심리에 힘입어 프리미엄화·구독경제·브랜드 락인 전략으로 구조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는 양보다 질, 수량보다 경험을 파는 산업만이 저출산 시대 장기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출처=오픈 AI]

저출산은 대부분의 산업에 축소 압력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일부 산업은 역설적으로 아이 한 명당 소비 집중 현상에 힘입어 구조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유식·패션·교육·헬스케어·안전 산업이 대표적이다. 공통점은 ‘아이 수는 줄어도 소비 질은 높아진다’는 점이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출산율은 역대 최저지만 한 아이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소비 심리가 시장을 지탱한다. 부모들은 ‘저렴한 것 여러 개’보다는 ‘안전하고 품질 좋은 것 하나’를 택한다.

이 같은 소비 심리는 영유아 필수품 시장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다.

일례로 베이비본죽은 아기를 위한 한 끼 이유식을 ‘가정식에 가까운 영양 밸런스’로 설계해 프리미엄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HACCP 인증은 물론, 영양 설계 전문가가 참여해 부모들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제품군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아동 패션에서도 프리미엄화 흐름이 뚜렷하다. 국내 대표 아동복 브랜드 ‘블루독’은 성인복 못지않은 고급 원단과 디자인을 적용해 ‘키즈 명품’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아가방앤컴퍼니 역시 고급 유아복과 출산용품을 앞세워 ‘출산 준비=아가방’이라는 공식을 만들며 부모들의 소비 집중을 이끌어내고 있다.

프리미엄 소비 심리에 맞벌이 증가와 시간 부족이 더해지면서 시장은 ‘편의 서비스’로 빠르게 확장됐다.

정기배송, 새벽배송, 식단 플래너, 프리미엄 돌봄,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 등은 모두 ‘시간을 대신 써주는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특히 상위 이유식 브랜드들은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를 기반으로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식단플래너’ 구독 모델을 통해 소비자들이 생활 패턴과 상황에 맞춰 배송일·배송 지역·메뉴·단계 등을 직접 고를 수 있게 하며, 부모들의 수요를 정밀하게 충족시키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이유식 정기배송을 넘어 아이 성장 단계별 맞춤 영양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유식과 패션에서 시작된 신뢰는 교육·식품·돌봄으로 확장된다.

영유아 시절 신뢰를 얻은 브랜드는 아이가 성장해도 소비가 이어진다. 이유식 → 아동식품 → 간식, 아동 패션 → 청소년·성인 라인, 교육·돌봄 → 사교육·온라인 학습 등 ‘평생 고객 확보’ 구조가 작동한다.

대표 사례로 매일유업은 ‘앱솔루트 분유’로 신뢰를 얻은 뒤 유아식·아동식·성인 영양식까지 라인업을 확장하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소비자 풀을 확보했다. 교육업계에서는 천재교육이 유아용 학습지·교재를 시작으로 초·중·고 학습 콘텐츠와 디지털 학습 플랫폼까지 확장해 학부모와 학생들의 장기 고객 충성도를 강화하고 있다.

저출산은 위기이자 산업 구조 전환의 계기다.

아이 한 명당 소비 집중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으며, 프리미엄화·구독경제·서비스 차별화가 성장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브랜드 충성도를 조기 확보한 기업은 평생 고객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앞으로 저출산 시대에 살아남는 산업은 ‘양이 아니라 질, 수량이 아니라 경험’을 파는 산업일 것이다. 이는 단기 유행이 아니라 한국 소비시장의 새로운 구조적 표준이자 글로벌로 뻗어갈 수 있는 역성장 시대의 생존 해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저출산은 소비 인구를 줄이는 동시에 한 아이에게 집중되는 프리미엄 소비를 확대하는 이중적 효과를 낳고 있다”며 “이 흐름을 읽고 브랜드 락인을 조기에 확보한 기업만이 장기 성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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