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현장에서 감식 관계자들이 불이 붙었던 무정전·전원 장치(UPS)용 리튬이온배터리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현장에서 감식 관계자들이 불이 붙었던 무정전·전원 장치(UPS)용 리튬이온배터리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로 중앙행정기관 공무원들이 업무에 활용해 온 전용 클라우드 저장소 ‘G드라이브’가 전소됐다. 74개 기관, 약 19만1000명의 공무원들이 저장해온 개인 업무자료 858테라바이트(TB)가 한순간에 사라진 것이다.

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화재는 국정자원 5층 7-1 전산실에서 발생했으며 이곳에는 1·2등급 주요 정보시스템 96개가 집중 배치돼 있었다. G드라이브 역시 이곳에서 운영돼 왔고, 전산실 전소로 복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공식 판단이다.

G드라이브는 지난 2017년 행안부가 구축한 공무원 전용 클라우드로, 각 부처 공무원들이 개인 PC에 자료를 보관하지 않고 클라우드에 저장하도록 권장돼 왔다. 평균 1인당 30GB의 저장공간이 제공됐으며, 올해 8월 기준 총 858TB가 사용 중이었다.

이는 A4 용지 2조2000억장 분량에 해당한다. 그러나 대용량·저성능 스토리지 특성상 외부 백업이 이뤄지지 않아 이번 화재로 모든 자료가 소실됐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달 27일 밤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을 찾아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화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달 27일 밤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을 찾아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화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기관별 피해는 편차가 크다. 인사혁신처는 전 직원이 모든 업무자료를 G드라이브에 저장하도록 운영해온 만큼 피해가 심각하다. 인사처는 국회 제출 자료에서 “모든 부서의 업무자료가 소실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문, 인쇄물, 이메일 등을 통해 자료를 재취합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무조정실 등 일부 부처는 G드라이브 활용 비중이 낮아 피해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결재와 보고를 통해 생산된 공식 공문서는 온나라시스템에 별도로 저장돼 있어 복구가 가능할 전망이다.

임정규 행안부 공공서비스국장은 “정부의 최종 보고서나 결재 문서는 온나라시스템에도 보관돼 있어 핵심 자료는 보존돼 있다”고 강조했다.

행안부는 이날 국정자원이 관리하는 대부분의 정보시스템은 동일 센터 내 장비와 외부 전용 백업센터에 매일 또는 월 단위 백업을 진행한다며, G드라이브는 특수한 대용량 구조로 인해 예외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로 개별 공무원들의 개인업무 자료 소실에 따른 행정 공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정확한 피해 범위를 조사하는 한편, 데이터 관리 및 백업 체계 전반에 대한 재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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