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전경. [출처=EBN]](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1436_698845_1932.jpg)
국내 주요 상장사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린 20세 미만 미성년자 수가 상장사 1곳당 평균 800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총 1조8000억원을 웃돌며, 자산 이전과 투자 교육 흐름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200개 상장사 중 연령별 주주 현황이 공개된 93곳의 20세 미만 주주는 총 78만7363명으로 집계됐다. 기업당 평균 8466명이 미성년 주주로 등록된 셈이다.
가장 많은 미성년 주주를 보유한 기업은 삼성전자로, 총 39만4886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의 전체 보유주식은 1940만2718주에 달했다. 당시 주가(5만3200원)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1인당 평균 보유금액은 약 261만3000원 수준이다.
이어 네이버가 5만4039명, LG에너지솔루션 3만8415명, 대한항공 2만4790명, LG전자 1만9860명 순으로 미성년 주주 수가 많았다. 맥쿼리인프라, SK아이이테크놀로지, 두산로보틱스,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93개 상장사에서 미성년자들이 보유한 총 주식 수는 3717만4000여주, 시가 기준으로는 약 1조8257억원 규모다. 해당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 992조4000억원의 0.18%에 불과한 수치지만, 개인 자산으로는 결코 적지 않은 규모다.
미성년자 1인당 평균 보유 주식 가치는 약 372만7000원이었다. 기업별로 보면 고려아연은 단 227명의 미성년 주주가 1만5174주를 보유하고 있어 1인당 평균 보유금액이 6724만6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당시 주가가 100만원을 넘었기 때문이다.
뒤이어 신성델타테크(1738만원), 삼양식품(1330만원), 보로노이(1264만원), 펩트론(1182만원), 메리츠금융지주(1101만원) 순으로 1인당 보유주식 가액이 컸고 케어젠, 파마리서치, LS, 농심 등도 상위권에 올랐다.
이 같은 미성년자 보유 주식의 상당수는 증여나 상속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증여를 받은 20세 미만 인원은 1만4178명이었고, 이 중 6231명은 10세 미만이었다. 특히 1억원 초과 증여자는 6980명, 10억원 초과는 253명, 50억원 초과도 15명에 달했다.
최근에는 부모가 자녀 명의로 자동투자 계좌를 개설해 자산을 형성하고, 투자 교육을 병행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미성년 주주 증가 현상은 단순한 증여 외에도 금융 리터러시 함양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며 “향후 세제나 공시 기준에서도 미성년 투자자의 증가를 고려한 제도 정비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