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출처=EBN]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출처=EBN]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강력한 ‘사자’ 행진이 국내 증시에서 두드러지며, 외국인의 국내 상장주식 보유 비중이 1년 만에 다시 3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외국인의 국내 상장사 주식 보유액은 총 1019조70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코스닥, 코넥스 등 3개 시장의 전체 시가총액(3315조7288억원)의 30.75%에 해당하는 수치다.

외국인의 보유 비중이 30%를 넘은 것은 이달 15일부터다. 지난해 9월 13일(30.08%) 이후 약 1년 만이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 비중이 34.06%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외국인은 순매도를 지속하며 국내 주식을 대규모로 처분했고, 이에 따라 3월 초에는 외국인 비중이 28.23%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외국인은 매수세로 전환하며 무려 5개월째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9월 들어서는 반도체와 대형주 중심으로 약 7조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하며 코스피 강세장을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기대감,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 강화, 그리고 원화 강세 전망 등에 힘입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현재 보유 비중은 과거 10년 평균 수준으로 회귀한 정도”라며 “AI 관련 기대감으로 반도체 업종에 매수가 집중되고 있고, 외국인 수급 유입에 따라 보유 비중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지만, 달러 기준으로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며 “미국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본격화와 맞물려 원화 강세 가능성이 높아지면 외국인의 투자 매력도는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약 4개월 만에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경계요인이다. 심리적 저항이 컸던 1400원대 박스권을 돌파한 만큼 추가 상승 가능성도 있다.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 투자 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저항이 컸던 1400원이 돌파된 만큼 다음 유의미한 상단은 1420원”이라며 “다만 하반기 적정 환율 추정 범위 상단에 근접해가는 만큼 당국 개입 경계감과 네고 유입 등에 추가 상승 속도는 조절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환율 상방 압력이 진정될만한 요인은 26일 발표되는 미국 8월 근원 PCE 물가, 장기 연휴 직전 네고 물량 출회, 내달 3일 발표될 미국 고용보고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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