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가자 평화 구상’ 1단계에 합의하면서 국제 유가와 금값이 동반 하락했다. [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1591_699049_1516.png)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가자 평화 구상’ 1단계에 합의하면서 국제 유가와 금값이 동반 하락했다.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며, 그동안 중동 전쟁 리스크에 따라 높게 형성돼 있던 위험 프리미엄이 일부 해소된 영향이다. 투자자들은 전쟁 확산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하며 위험자산으로 다시 자금 이동을 시도하는 분위기다.
9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65달러 후반대로 내려서며 0.5%가량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6% 떨어져 약 62달러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단계적 철군과 인질 석방 협상이 진전을 보이면서 유가 상승 압력이 완화된 것으로 분석한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가자지구 휴전 합의가 현실화되면, 중동 지역 내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에 붙어 있던 위험 프리미엄이 빠르게 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휴전이 장기적으로 유지될지 불확실한 데다, OPEC+의 생산 조정 정책이나 미국 원유 재고 변동 등 공급 요인이 다시 유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몇 주간 유가 급등의 배경에는 전쟁 리스크뿐 아니라 미국 달러 강세와 석유 수요 둔화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왔다.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 비달러 결제 자산인 원유의 상대 가격이 부담스럽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이번 유가 하락은 지정학적 안도감과 더불어 달러 강세 조정 흐름이 맞물린 결과”라고 해석했다. 반면, OPEC+ 회원국이 감산 기조를 유지하거나, 휴전 합의가 일시적 이벤트로 끝날 경우 다시 공급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금값 역시 지정학적 불안 완화에 따라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이날 현물 금 가격은 온스당 4,035달러 선으로 0.4% 하락했다. 최근 안전자산 선호로 사상 최고치(4,059달러)를 경신했던 금값은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은 “휴전 기대감이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수요를 줄였지만, 금의 중기적 상승세는 여전히 견조하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 달러 약세 가능성 등은 여전히 금 시장의 중장기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금과 같은 실물자산을 일정 부분 보유하려는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휴전으로 인한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금값의 장기 상승세를 뒷받침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세를 “안도감에 따른 단기적 조정”으로 평가하면서도, 중동 정세의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상황이 재차 악화될 경우 에너지·귀금속 시장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는 “향후 몇 주간 유가와 금값은 휴전 이행 상황, OPEC 회의 결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 주요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