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연휴 기간 잠실 롯데월드몰을 찾은 내·외국인 고객들의 모습. [출처=롯데백화점]
10월 연휴 기간 잠실 롯데월드몰을 찾은 내·외국인 고객들의 모습. [출처=롯데백화점]

올해 추석은 귀성보다 휴식과 여가를 중시하는 소비 명절로 바뀌었다. 10일간 이어진 황금연휴 동안 백화점과 아울렛은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머무는 여가 공간’으로 진화하며 새로운 명절 문화를 만들어냈다.

특히 MZ세대와 2030 소비자를 중심으로 ‘가족 중심의 명절’에서 ‘나를 위한 힐링과 취향 소비’로 전환된 흐름이 뚜렷했다. 명절에도 백화점 라운지, 문화홀, 레스토랑을 찾는 고객이 늘면서 도심형 명절 소비가 정착하는 모양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번 연휴 동안 궂은 날씨 속에서도 백화점 3사의 일 평균 매출은 전년 대비 20~35% 증가하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스포츠·골프·러닝 등 액티브 패션군 매출이 40% 이상 뛰었고, 신세계는 패션 카테고리가 46.5% 신장했다. 현대백화점은 가족 외식 수요로 식음료 부문 매출이 22.8% 상승했다.

연휴 기간 ‘백캉스(백화점+바캉스)’ 고객이 몰리며 쇼핑·미식·문화가 결합된 ‘체류형 소비’가 뚜렷하게 확산됐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이제 명절은 단순 귀성보다 ‘휴식과 경험을 즐기는 시즌’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재개되면서 명동·강남 일대에서는 외국인 소비가 본격 회복세를 보였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추석 연휴(1~9일) 동안 외국인 고객 매출은 전년 대비 40% 증가했으며 특히 명동 본점의 중국인 매출은 45% 급등했다.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평소 50%에서 80%까지 확대됐다. 명품 위주였던 관광 소비가 한국 브랜드·체험형 매장 중심으로 이동하며 명동 상권은 ‘K-컬처 쇼윈도’로 재편되고 있다.

야외형 쇼핑몰인 아울렛은 ‘체험형 콘텐츠’를 앞세워 가족 단위 고객을 끌어모았다.

롯데아울렛은 연휴 기간 매출이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아웃도어 상품군은 135% 폭등했다.

김해·이천점에서는 ‘캐치! 티니핑’, 의왕점에서는 ‘쿠키런’ 팝업 행사가 열렸고, 아이와 함께 머무는 가족형 소비가 체류 시간과 매출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제 아울렛은 단순 쇼핑이 아니라 ‘가족 중심의 놀이·휴식 복합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추석 소비의 핵심 키워드는 ‘쉼(Rest)’ ‘경험(Experience)’ ‘연결(Connection)’인 것으로 전해졌다. 명절은 더 이상 귀성의 의무가 아닌 ‘나를 위한 휴식’과 ‘새로운 문화 경험’의 시간이 된 셈이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제 백화점과 아울렛은 계절마다 소비자와 함께하는 라이프 페스티벌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명절의 의미 자체가 가족에서 개인, 구매에서 체험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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