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APEC 정상회의 만찬주로 우리술을 추천하며 ‘K-술’이 한류 식문화의 새로운 상징으로 주목받고 있다.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1512_698941_3356.jpg)
전통주가 세계 정상의 건배주로 오른다. 농림축산식품부가 APEC 정상회의 만찬 건배주로 우리술을 추천하면서 ‘K-술’이 한류 식문화의 새로운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MZ세대와 외국인을 중심으로 전통주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유통업계는 셰프·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감각적인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지역 양조장에서 빚은 술이 글로벌 외교 무대에 등장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단순한 향토주를 넘어 스토리와 디자인 그리고 문화적 가치가 결합된 ‘K-전통주’가 세계인의 잔에 오르며 한국 주류 산업의 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은 ‘우리술’ 트렌드 확산에 맞춰 협업 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GS25는 셰프 에드워드 리(이균)와 손잡고 ‘이균 말차막걸리’를 선보였으며, CU는 하이볼 트렌드를 반영해 정지선 셰프와 고량주 혼합 막걸리 ‘고량탁’을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전통주 전문기업 ‘우리술컴퍼니’와 가수 장민호가 함께한 복분자 증류주 ‘호소주’를 내놓았다.
대형 유통채널도 전통주 판촉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13일까지 전국 10개 점포에서 소규모 양조장 제품을 소개하는 ‘우리술담다’ 행사를 진행하고 있고, GS더프레시는 전통주 브랜드 ‘압구정막걸리’와 가수 김재중이 협업한 ‘류’ 막걸리를 매장에 배치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추석 선물세트로 ‘사락 골드’와 성시경이 개발에 참여한 막걸리 ‘경탁주’를 내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새롭고 마시기 편한 주류를 찾는 MZ세대 소비자가 늘었으며, 한류 확산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도 커졌다”며 “전통주는 스토리와 감성을 겸비한 상품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말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전통주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하며, 전국 양조장을 돌며 정책 현황을 점검하고 업계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있다.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1512_698942_3419.jpg)
정부도 전통주를 신성장 산업으로 보고 육성에 나섰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전통주 시장을 크게 본다”고 강조하며 현장 간담회와 양조장 방문을 이어가고 있다. 농식품부는 매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를 통해 우수 제품을 발굴하고, 지역 양조장을 관광·체험 공간으로 육성하는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을 추진 중이다.
경북 문경시의 오미나라 양조장은 지역 특산물인 오미자를 활용한 증류주 ‘고운달’을 생산하며, 시음·기념주 만들기 등 관광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한국술산업 육성 사업 예산은 31억원이며, 내년에는 전통주의 해외 홍보를 위한 예산 10억원이 새로 배정됐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APEC 정상회의 건배주 콘테스트’를 개최해 각국 대표단이 선정한 우리술을 건배주 후보로 추천했다. 준비기획단은 해당 제품을 포함해 여러 후보 중 최종 건배주를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8월 APEC 식량안보 장관회의 만찬에서는 ‘천비향 약주(15도)’와 ‘가무치소주(25도)’ 칵테일이 제공돼 참가국 장관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전통주가 한류 식문화의 다음 주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양조 기술과 디자인, 관광 콘텐츠를 결합하면 전통주가 K-푸드 다음으로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는 품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