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CATL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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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강 대 강'으로 치달으면서 중국이 희토류에 이어 AI(인공지능) 인프라와 전기차의 핵심 소재인 고급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명보는 13일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에 맞서 리튬 이온 배터리와 인조 다이아몬드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다음 달 8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아킬레스건을 정조준했다는 분석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스마트폰·노트북·전기자동차·전동공구·의료기기·재생 에너지 저장 등에 널리 사용되는 필수 전력 공급원이다. 인조 다이아몬드는 천연 광물과 동일한 특성을 가지면서도 가격이 저렴해 첨단 반도체 칩 제조는 물론 초강력 소재 연마·레이저용 광학기기 등에 사용된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이 소비하는 인조 다이아몬드 분말의 77%가 중국산이며, 올해 미국이 수입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65%가 중국산일 정도로 중국의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최근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금지에 대한 직접적인 보복 조치라고 분석한다. 에밀리 킬크리스 신미국안보센터(CNAS) 연구원은 "미국의 인공지능(AI) 첨단 칩 통제로 중국의 AI 개발이 제한되지만, 중국의 리튬 이온 배터리 수출통제로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도 제약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미중 양국은 연일 강공을 주고받으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퀄컴의 자동차 반도체 설계회사 오토톡스 기업 인수 제동 및 반독점 조사 △미국 선박 대상 특별 항만세 부과 등 전방위적 압박에 나섰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대중국 초고율 관세(기존+100%)와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 카드로 즉각 맞불을 놨다.

이처럼 양국이 한 치의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가면서, 오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기대됐던 미중 정상회담이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오는 11월 10일로 만료되는 2차 관세 휴전을 앞두고, 양국이 무역 담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압박 수위를 최대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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