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재점화가 중국 증시와 위완화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출처=연합뉴스]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가 중국 증시와 위완화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출처=연합뉴스]

베이징과 워싱턴 간 무역전쟁 재점화 가능성이 올해 중국 증시의 폭발적인 상승세를 꺾고 위안화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인상' 경고 발언 이후 일제히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오는 11월 1일부터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앞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한 보복 성격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지수는 6% 넘게 급락하며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엔비디아(Nvidia)는 5% 가까이 하락했고 미국 주요 증시와 신흥국 통화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시카고 소재 카로바 캐피털의 하리스 쿠르시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증시는 개장 직후부터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관세와 기술 규제가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콩 로터스자산운용의 하오 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사태는 양국 정상이 만날 예정인 회담을 앞둔 협상 전략의 일환"이라며 "긴장 국면이 일시적으로 랠리에 제동을 걸 수는 있겠지만, 장기 상승 흐름을 뒤집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올해 31% 상승했다. 미·중 무역 휴전과 인공지능 산업 성장 기대감이 맞물리며 알리바바(Alibaba)와 텐센트(Tencent)가 각각 100%, 60% 이상 급등했다. 이는 2023년까지 4년 연속 하락했던 항셍지수의 반등세를 이끈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위안화 약세는 아시아 통화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블룸버그 아시아 달러지수는 올해 달러 대비 2.6% 상승에 그친 반면 전체 신흥국 통화지수는 6.4% 올라 2017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국채는 안전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주말 30년물 국채금리는 5bp 하락하며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강한 위험선호로 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금리가 되돌려진 것이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고율 관세 위협을 멈추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며 "최근 조치는 방어적 성격의 불가피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은 자국산 희토류가 소량이라도 포함된 제품을 해외로 수출할 경우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제를 발표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반도체·AI칩 등 첨단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다. 미국은 중국의 기술 접근을 제한하고 있으며 중국은 희토류 등 핵심 소재로 대응하는 구조다.

오버웨이스자산운용의 배리 왕 공동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국 증시는 이미 과열된 상태에서 미·중 갈등이라는 불확실성을 만났다"며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MSCI 중국지수는 9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하며 2018년 이후 최장 상승 행진을 이어왔다. 시장은 오는 10월 20~23일 열리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발표될 '향후 5개년 계획'에도 주목하고 있다.

위안화는 11일 달러당 7.136위안으로 마감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기준환율을 통해 시장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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