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4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2025년 IMF 및 세계은행 연차총회를 앞두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의 외관.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2121_699629_350.jpg)
국제통화기금(IMF)은 무역 갈등, 인플레이션, 중앙은행 독립성 약화 등 복합적인 위험 요인이 세계 경제의 회복세를 짓누르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IMF는 15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글로벌 성장률을 전년 대비 2.6%로 제시했다. 이는 7월 전망(2.7%)보다 0.1%포인트 낮고, 지난해 3.6% 성장에서 둔화된 수치다. 내년에는 3.3%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7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높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은 1.9%로 전망됐다. 이는 7월 예상치(1.7%)보다 상향됐으나, 2024년 2.4% 성장에서 둔화된 것이다. 내년 미국 경제는 2.0% 성장할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IMF는 "AI(인공지능) 투자 붐과 금융시장 호조,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미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며 "그러나 고용시장 약화, 인플레이션 압력, 정부 부채 급증, 보호무역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분열이 향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핵심 광물 수출 규제에 대응해 추가 100% 관세 부과를 경고하면서 무역전쟁 우려가 다시 고조됐다.
이 소식으로 뉴욕증시는 지난주 금요일 일제히 하락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조치를 유보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이후 일부 반등했다.
피에르 올리비에 구랑샤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전쟁은 아직 경기 침체를 초래하지는 않았지만, 기업과 소비자에게 큰 불확실성을 안기고 있다"며 "최근의 관세 위협은 이런 리스크가 얼마나 빠르게 되살아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IMF는 미국 정부의 셧다운 사태로 인해 경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정책 결정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구랑샤스는 "부채 부담이 큰 여러 국가에서 정부가 중앙은행에 금리 인하 압력을 가하려는 유혹을 받고 있다"며 "이 같은 움직임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IMF는 유럽, 영국, 캐나다 등 주요국의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 이후 강화된 무역장벽으로 인해 글로벌 무역 환경이 경직되면서, 지난해보다 성장 경로가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상반기 수출 급증과 여름철 미·중 완화 협상으로 일시적인 성장을 보였으나 최근 희토류 광물 갈등이 재점화되며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IMF는 미국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AI 인프라 투자를 지목했다. 그러나 이 역시 위험 요인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랑샤스는 "AI가 예상보다 더 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경우 미국 성장률은 전망을 웃돌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다시 뜨거워질 위험이 있다"며 "반대로 기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투자 급감과 주가 하락으로 2000~2001년 닷컴 버블 붕괴에 맞먹는 충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보고서에서 "AI 붐의 붕괴 가능성은 닷컴 위기와 유사한 규모의 경기 충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