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가 경기 침체로 향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2124_699632_2812.jpg)
영국 경제가 경기 침체로 향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영란은행(BOE) 통화정책위원회(MPC) 위원인 앨런 테일러(Alan Taylor)는 14일(현지시간) 케임브리지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지나치게 높은 차입비용이 경기 둔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중앙은행이 금리를 더 신속히 인하하지 않을 경우 ‘연착륙(soft landing)’은 사실상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테일러 위원은 현재 경제 상황이 "물가가 2% 목표치로 복귀하면서도 경기침체나 실업 급증 없이 안정적으로 이어지는 연착륙 시나리오를 실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6년 말쯤 물가상승률이 2% 아래로 떨어지는 반면, 경제는 장기간 약세를 지속하는 '울퉁불퉁한 착륙(bumpy landing)'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경제가 제로 성장에 머물고 있으며, 마이너스 성장 전환이 현실화될 경우 향후 경로는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며 “이런 결과가 나올 확률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테일러는 만약 '경착륙(hard landing)'이 발생할 경우 영란은행은 물가가 목표치를 크게 밑도는 '인플레이션 과잉 하락'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런 결과는 명백한 정책적 실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일러는 최근 수개월 동안 다른 위원들보다 빠른 금리 인하를 주장해온 대표적 비둘기파로, 이번 발언 역시 11월 MPC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찬성표를 던질 것임을 시사한다.
영국 경제는 올해 1분기 빠르게 성장했으나, 2분기 들어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테일러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고율 관세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 밀려나면서 유럽 시장을 대상으로 가격을 낮추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무역전환(trade diversion)' 현상의 조짐을 언급했다.
그는 "수입물가가 이미 수년 전부터 하락세를 보여왔다"며 "영국이 비교적 개방적인 무역 구조를 유지하고 보호무역 조치를 강화하지 않는다면 이 추세는 앞으로 더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일러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경제학 교수로,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 9명 중 4명의 비상임 위원 중 한 명이다. 그는 지속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지해 왔으며 이번 발언은 영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수록 경기 침체 위험이 커질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