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 수낙 전 영국 총리가 MS와 엔트로픽에 동시 영입됐다. [출처=연합뉴스]
리시 수낙 전 영국 총리가 MS와 엔트로픽에 동시 영입됐다. [출처=연합뉴스]

영국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계이자 힌두교 출신 총리였던 리시 수낙 전 영국 총리가 미국 대형 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엔트로픽(Anthropic)에 영입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수낙 전 총리가 MS의 파트타임 수석 고문으로 합류했다"며 "그는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흐름, 혁신·규제·디지털 전환의 상호작용에 대한 전략적 통찰을 제공하고 각종 행사에서 연설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수낙 전 총리는 해당 직무를 통해 받는 급여 전액을 자신과 아내가 설립한 수학 능력 향상 자선단체 '리치먼드 프로젝트(The Richmond Project)'에 기부하기로 했다.

리시 수낙 전 총리는 1980년 영국에서 태어나 2022년 10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총리직을 맡았다. 그는 영국 역사상 210년 만의 최연소 총리로 기록됐으며, 영국 보수당이 지난해 총선에서 사상 최악의 패배를 겪으면서 총리직과 당 대표직에서 모두 물러났다.

정계 은퇴 이후 수낙 전 총리는 2001~2004년 근무했던 골드만삭스에서 수석 고문으로 재합류했으며, 이번에 MS와 엔트로픽이라는 두 기술 기업의 자문 역할까지 맡게 되면서 '글로벌 경제·기술 전략가'로 행보를 넓히게 됐다.

그러나 전직 총리의 민간 영입에 대한 이해충돌 논란을 의식해 일정한 제약이 부과됐다. 영국 전직 공직자 민간 부문 취업 자문위원회(ACOBA)는 "수낙 전 총리는 내년 하반기까지 MS를 대신해 정부 업무나 계약 관련 자문을 수행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또한 수낙 전 총리가 총리 재직 시절 쌓은 인맥을 활용하거나, 정부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로비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수낙 전 총리는 지난해 10월 마지막 의회 질의응답에서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곳, 영화 세트장처럼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곳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며 "누가 나를 찾는다면 나는 요크셔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계에서 물러난 그는 이제 글로벌 IT 및 AI 산업의 전략적 조언자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며, 영국 정치권 밖에서 영향력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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