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 공장 전경. [출처=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 공장 전경. [출처=LG에너지솔루션]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희토류에 이어 리튬이온 배터리와 인조 다이아몬드까지 수출 통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산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을 직접 겨냥하고 있지만, 핵심 소재의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특성상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13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에 맞서 다음 달 8일부터 고급 리튬이온 배터리와 인조 다이아몬드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앞서 발표된 희토류 등 핵심 광물 통제에 이은 추가 압박 카드다.

당장 국내 배터리 업계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복잡한 상황에 놓였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와 소재 기업들은 중국에 다수의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중국 정부의 통제가 본격화할 경우 허가 절차 지연이나 물류 차질 등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면 원자재 가격 급등과 수급 불안으로 이어져 중국산 광물 의존도가 높은 국내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현재 미국 리튬이온 배터리 수입량의 65%는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다. 만약 중국산 배터리의 미국 수출길이 막히면,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한 한국 배터리 3사가 대체재로 부상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도체 산업은 직접적인 영향보다 장비 수급 차질이라는 간접적인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통제 품목으로 거론된 인조 다이아몬드는 첨단 반도체 칩 제조와 초강력 소재 연마·레이저용 광학기기 등에 쓰인다. 또한 앞서 통제가 시작된 희토류는 반도체 핵심 장비인 레이저 등의 초정밀 부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실제로 블룸버그 통신은 ASML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로 제품 출하가 몇 주간 지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국내 기업들의 생산 계획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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