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기업 퀄컴의 자동차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 '오토톡스'(Autotalks) 인수를 놓고 반독점법 조사에 나섰다. [출처=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기업 퀄컴의 자동차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 '오토톡스'(Autotalks) 인수를 놓고 반독점법 조사에 나섰다. [출처=연합뉴스]

미중 간 관세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QUALCOMM)에 대한 반독점법 조사를 공식화했다.

중국 당국은 퀄컴이 신고 없이 기업 인수를 단행했다며 '일상적 법 집행'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대미 압박 성격의 조치로 보고 있다.

중국중앙TV(CCTV)는 12일 시장감독관리총국 반독점2사 책임자의 발언을 인용해 "퀄컴 조사는 반독점법에 따른 통상적 법 집행"이라며 "신고 기준에는 미치지 않지만 경쟁 제한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평가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퀄컴은 2023년 5월 이스라엘의 자동차 반도체 설계사 '오토톡스(Autotalks)' 인수를 발표했다.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은 이후 해당 건을 검토하고 2024년 3월 퀄컴에 인수 신고를 요구했다. 당시 당국은 "신고·승인 없이 기업 결합을 진행할 수 없다"고 통보했고 퀄컴은 이틀 뒤 "인수를 포기한다"는 입장을 서면으로 제출했다.

하지만 퀄컴은 올해 6월 중국에 별도 신고나 협의 없이 오토톡스 인수를 완료했다. 이에 시장감독관리총국은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개시했다. 당국은 지난 10일 관영매체를 통해 공식적으로 조사 착수 사실을 알렸다.

오토톡스는 2008년 설립된 이스라엘 반도체 팹리스 기업으로 차량과 사물 간 통신(V2X) 기술을 전문으로 한다. 자동차 반도체 시장 내 핵심 기술 보유 기업으로 꼽히며, 퀄컴의 인수로 차량용 반도체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조치는 미중 간 무역·기술 갈등이 재점화되는 시점과 맞물린다. 중국은 퀄컴 조사에 앞서 지난달 15일 미국 엔비디아(NVIDIA)의 이스라엘 반도체 기업 멜라녹스(Mellanox) 인수 건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2020년 조건부로 승인했던 건에 돌연 제동을 건 것이다.

이처럼 중국 당국이 잇달아 미국 반도체 선도 기업을 겨냥하고 나서면서 일각에서는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와 더불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경제·기술 카드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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