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포스코이앤씨, Chat GPT]
[출처= 포스코이앤씨, Chat GPT]

포스코이앤씨가 '사고 건설사' 꼬리표를 떼기 위해 전방위 리빌딩에 나섰다. 올해 잇단 현장 사고로 흔들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안전관리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브랜드 고급화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고 이후 멈춰 섰던 공사 현장을 다시 움직이게 하기 위한 내부 혁신 프로젝트가 본격화된 셈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들어서만 김해·대구·신안산선·함양창녕 고속도로·광명서울 고속도로 등 전국 주요 현장에서 잇따라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의 추락 사고를 시작으로 4월 신안산선 제5-2공구와 대구 주상복합, 7월 함양창녕 고속도로, 8월 광명서울 고속도로까지 7개월간 4건의 사망사고가 이어졌다. 회사는 전국 100여 개 현장의 공사를 일시 중단하며 대대적인 안전 점검에 들어갔다.

포스코이앤씨는 사고 이후 '안전관리'에 가장 먼저 손을 댔다. 지배구조를 안전 중심으로 재편하며 전 CSO(안전책임자) 출신의 송치영 사장을 새로 선임했고, 이사회 내에 현 CSO인 김현출 상무를 합류시켰다. 안전 문제를 단순한 사고 대응이 아닌 경영의 핵심 리스크로 규정하고, 안전 중심 경영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의지다. 또한 안전보건 관리체계 전면 혁신을 통해 안전기획실을 개편해 전사 전략을 총괄토록 하고 산하에 '건설안전연구소'를 신설했다. 연구소는 △중대재해 원인 분석 및 재발 방지 연구 △건설 장비·엔지니어링 안전성 확보 △외국인 근로자 및 협력사 소통 지원 등 세분화된 기능을 맡는다.

인천 송도 본사에는 '스마트 통합 모니터링실'을 구축해 AI 드론과 영상 분석 시스템으로 현장을 실시간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기술과 데이터를 결합한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 축은 재무건전성 강화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1000억원에 대해 보유 현금으로 상환하기로 했다. 사고 이후 첫 시장성 조달이라 투자자 모집에 부담이 큰 것도 있지만, 8000억원에 달하는 여유 있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굳이 부채를 연장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발전회사 및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하며 재무 여력을 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고 이후 신용위험이 높아진 상황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재무 안정성과 유동성 확보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결국 신뢰 회복의 기초를 닦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리빌딩 축은 브랜드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0일 세계적 인테리어 디자이너 양태오 작가와 협업해 하이엔드 인테리어 상품 '아틀리에 에디션(The Atelier Edition)'을 선보였다. 단순히 공간을 꾸미는 차원을 넘어 기술과 예술을 결합해 '살아있는 작품'을 구현하는 시도다. 이번 프로젝트는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오티에르(HAUTERRE)'의 감각을 확장해 기술 중심의 기존 이미지를 감성과 예술성이 공존하는 새로운 정체성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안전과 재무에서 체질을 다졌다면, 브랜드에서는 새로 태어나는 회사의 얼굴을 보여준 셈이다.

포스코이앤씨는 리빌딩 작업을 통해 사고 건설사 이미지를 벗고 도시정비 강자의 위상을 회복한다는 구상이다. 그 상징적인 무대가 서울 성수2지구 재개발 사업이다. 총사업비 1조 8000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로 삼성물산·DL이앤씨 등과의 경쟁이 예고돼 있다. 

업계에서는 성수2지구 수주는 포스코이앤씨가 도시정비 시장에서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는 시험대이자 신뢰 회복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성수2지구 수주는 포스코이앤씨가 잇단 사고로 흔들린 시장 신뢰를 되찾고 다시 무대 중앙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리빌딩의 분수령"이라며 "리빌딩 작업을 계기로 '사고 건설사' 이미지를 벗고, 다시 업계 중심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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